'이제는 우승이다.'한국 테니스의 희망 이형택(27·삼성증권·사진)이 행운의 4강에 올랐다.
이형택은 9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고 있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대회(총상금 38만달러) 8강전에서 상대 선수인 세계 3위 마라트 사핀(22·러시아)이 부상으로 기권, 부전승을 거뒀다. 이형택의 4강 진출은 2001년 미 휴스턴에서 열린 클레이코트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사핀은 오른쪽 어깨 근육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이형택은 프랑코 스퀼라리(81위·아르헨티나)를 2-0으로 제압한 웨인 페레이라(41위·남아공)와 10일 결승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이형택이 여기서 이길 경우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4위·스페인)-라이너 쉬틀러(38위·독일)전 승자와 패권을 다툰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이형택이 하루를 쉴 수 있는데다, 준결승 상대가 톱랭커들이 아니어서 심리적 부담도 적다"며 "기량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결승 진출, 나아가 우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95년 프로에 데뷔한 이형택이 대회 정상에 오를 경우 한국남자테니스 사상 최초로 투어대회 우승자가 된다.
여자의 경우 이덕희(은퇴)가 82년 여자테니스(WTA)투어 대회에서 단 1차례 우승컵을 차지했었다.
한편 이형택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29위인 니콜라스 라펜티(에콰도르), 10위인 앤디 로딕(미국)을 잇따라 꺾어 순위가 세계 85위에서 70위권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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