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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다시 불 붙은 우주탐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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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다시 불 붙은 우주탐사 경쟁

입력
200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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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우주 탐험이 다시 불붙고 있다.유럽이 화성 정복 계획을 추진하고,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강국들이 유인우주선 발사계획을 내놓으면서 우주 탐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했던 소련이 붕괴된 후 유럽이 절대 강자인 미국과 우주 경쟁을 시작하고, 중국 일본 인도 등 후발주자들이 유럽의 뒤를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90년대 이후 인간의 우주 탐사는 침체기를 맞았었다. 영원한 라이벌 소련 붕괴 후 의욕을 잃었던 미국은 우주 탐사 역량을 스타 워즈(별들의 전쟁) 계획과 미사일방어(MD) 계획에 쏟았다. 장기 경기 불황도 미국의 의욕을 꺾는 데 한 몫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우주 탐사 재원 조달 방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탐사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가 예산을 일방적으로 쏟아부었던 방식에서 민간 추진 방식을 시도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 각국이 재원을 분담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

특히 과학자들이 우주 탐사의 목표로 화성을 상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달을 정복한 인류의 관심은 그간 지구로부터 5,580만∼1억㎞ 떨어진 화성에 집중돼왔다. 65년 미국의 매리너 4호가 화성의 지표면 사진을 전송한 이후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가 인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각국의 화성 탐사 계획은 달 착륙 경쟁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야심찬 화성 정복 계획

현재 화성 탐사 계획은 유럽이 가장 앞서 있다. 유럽 항공우주국(ESA)은 최근 2025년 이전에 화성에 인간을 착륙시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ESA는 2015년 이전까지 인간이 착륙할 지점을 확정하기 위해 2기의 탐사선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지속될 태양계 탐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ESA는 특히 화성 탐사 계획에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이 참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럴 경우 미국과 러시아의 기술과 장비를 이용할 수 있고, 재원 조달도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영국 국립우주센터의 데이비드 홀 국장은 "2025년쯤이면 유럽의 우주인이 화성 지표면에 착륙해 첫 번째 토양 표본을 갖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과학자들도 2014년까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경제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100억∼200억 달러가 소요되는 이 계획이 벅찬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 우주선 제작사인 에네르기야사의 선임 연구원 레오니드 고르쉬코프 박사는 "화성 탐사 계획이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고르쉬코프 박사가 구상하는 화성행 우주선은 우주인실, 엔진실, 착륙선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우주인실은 2년여의 비행에 필요한 식량과 장비를 실어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최소 70톤에 이른다. 하지만 러시아 우주항공국이 이 계획을 승인할 지는 미지수다.

독일은 자체적으로 2014년 또는 2015년까지 화성 탐사 유인우주선을 발사한다는 목표 아래 우주 적응 훈련을 위한 기초조사에 착수했다. 화성 착륙 계획의 문제는 역시 막대한 비용 조달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몇 년전 1,500억 달러가 소요되는 화성 정복 계획을 취소한 바 있고, 유럽 일부 과학자들도 489억 달러가 소요되는 ESA의 계획이 실행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화성 정복은 전 인류가 재원을 모아 추진하는 방식이라야 가능하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화성 탐사 러시와 달 재탐사

화성 착륙 계획을 가능케 할 화성 무인탐사선 발사 계획은 올해에만 3건이 예정돼 있다. 영국, 미국, 일본이 탐사선 발사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들 국가 중 영국이 가장 앞서 있다.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섬을 조사할 때 사용한 탐사선 비글호의 명칭을 그대로 빌려온 영국의 비글 2호는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올 6월 초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발사된다.

비글 2호는 달 표면 탐사 때 사용한 로봇 문 워커와 유사한 마스(화성) 워커를 싣고 떠나 화성의 생생한 장면을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이어 6억5,000만 달러가 소요되는 화성 탐사계획을 진행 중인 미국 NASA도 탐사선을 쏘아올릴 예정이며, 일본도 1억3,200만 달러를 들여 노조미호를 화성 궤도에 진입시킨다.

화성탐사선들은 초속 11.58㎞ 속도로 지구를 출발한 뒤 지구중력권(지표로부터 100만㎞) 밖에서는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며 화성에 접근한다.

한편 미 캘리포니아의 트랜스오비탈사는 올해 10월께 우주화물선 트레일 블레이저호를 달로 쏘아 3개월간 달 주변 궤도를 선회시킬 계획이다. 72년 아폴로 17호가 착륙했던 달 표면 등을 정밀 촬영할 이 화물선은 화장한 인간 유해를 달에 안치시킬 예정이서 희망자들이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다.

ESA도 올 상반기 달 탐험 우주선을 아리안 5호에 보조화물로 실어 쏘아올린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아시아도 우주탐사 야심찬 도전

구랍 30일 쏘아올린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 4호가 108번의 궤도비행을 마치고 5일 오후 내몽골 자치구 중부에 무사히 착륙하자 중국 과학자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선저우 4호에는 우주인이 갈아 입을 여분의 우주복과 우주비행사 비행시스템 등 유인우주선을 위한 모든 실험장비와 준비물이 실려 있었다. 차이나 데일리는 9일 이들 장비가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았으며 우주환경을 모니터하는 핵심기술 실험에도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선저우 4호의 비행 성공으로 유인우주선 발사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중국은 올 하반기 미국과 소련에 이어 세계 3번째 유인우주선 발사국이 되는 꿈에 부풀어 있다.

미국, 러시아, 유럽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우주탐사 경쟁에 아시아 국가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아시아의 우주시대를 선도하는 나라는 중국. 중국은 현재 조립 및 시험단계에 있는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를 올 하반기에 발사해 유인우주선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999년 11월 첫번째 무인우주선 선저우 1호를 발사한 데 이어 2001년에는 선저우 2호, 2002년 3월에는 선저우 3호를 잇달아 발사했다.

중국은 광물자원 개발을 위해 달 기지와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장기 목표도 수립해 놓고 있다.

중국의 경쟁상대로 부상한 아시아의 우주탐사 선진국은 인도.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6일 "이제 인도가 달에 인간을 보내는 꿈을 실현할 때가 됐다"며 야심찬 달 탐사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7월 2007년까지 달에 무인탐사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인도는 최근에는 2005∼2015년 유인 달 탐사 계획도 실현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인도는 태풍의 진로 등을 예측하기 위한 기상위성(METSAT)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기술 수준을 과시하기도 했다.

일본도 중국과 인도에 자극받아 2020년을 목표로 유인우주선 개발 계획을 밝히는 등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우주개발사업단 등 우주 관련 3개 기관은 2020년을 목표로 유인우주선 개발에 착수키로 했다. 이들 기관이 구상 중인 유인우주선은 무인 수평 이·착륙기에 유인궤도선을 얹어놓는 방식으로 전체 길이 30m, 날개길이 14m로 5∼8명이 탑승할 수 있다.

일본은 이르면 올해 말 화성탐사위성 노조미호를 발사하는 등 선진국들의 화성행 러시에도 동참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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