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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日 만화史 일목요연 정리 "만화의 역사"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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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日 만화史 일목요연 정리 "만화의 역사" 번역 출간

입력
200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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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여 컷의 컬러 도판과 일본, 유럽 만화를 아우른 폭넓은 시각으로 1996년 출판 당시 화제를 모았던 '만화의 역사'(Comics, Comix & Graphic Novels·글논그림밭 발행)가 번역, 출간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으로부터 "만화라는 예술형식의 역사를 믿음직스럽게 보여준 책"이라는 평을 받았던 이 책은 국내 만화평론가와 연구가들 사이에서 소장 희망작 1순위로 꼽혀온 세계만화사 개론서.저자 로저 새빈은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 강사로 19세기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만화사를 미국 작품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분석했다. 미국 만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독자로서는 생경할 수도 있지만 '블론디'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슈퍼맨' '배트맨' '딕 트레이시' '원더우먼'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작품들이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되고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슈퍼맨'이 처음 연재된 잡지 '액션 코믹' 1938년 1호가 현재 소장가들 사이에서 수집 붐을 일으키며 최소 15만 달러(1,800만원) 이상 호가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한국일보에 연재 중인 '블론디'가 1930년대 저질 포르노만화의 표절 1순위 만화였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저자는 이 같은 구체적 에피소드를 통해 '배트맨' '딕 트레이시' '스파이더 맨' 같은 1930∼7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액션과 모험, 소녀·여성 만화의 특징을 당시 대공황, 세계대전, 경제발전 등 역사적 맥락에 맞춰 분석했다.

그러나 저자의 더 큰 관심은 '제9의 예술'로서 만화의 의미, 그리고 1970년대 TV의 대중적 보급 후 쇠락의 길을 걸은 만화의 대안 모색에 있다. 특히 1960년대 히피 문화와 맞물려 반(反)문화의 기치를 내건 '코믹스 운동'에 주목한다. 심의불가 등급인 'X' 등급을 뜻하는 의미에서 기존 'Comics' 대신 'Comix'라는 단어를 썼다는 주장과, "만화는 애들이 보는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만화는 소설"이라는 논리를 내세운 '그래픽 소설 운동'에서 대안만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편 일본만화는 국내에서만 200만 권 이상이 팔린 도리야마 아키라의 SF 코믹 액션만화 '드래곤 볼', 일본만화의 신으로 추앙받는 데쓰카 오사무의 '아톰', 모터사이클 폭주족의 이야기인 사이버 펑크물 '아키라' 등 10여 편이 언급됐다.

유럽만화는 '땡땡'(벨기에) '아스테릭스'(프랑스) 등이 짧게 소개됐다. 그러나 국내에 '공각기동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을 영어 제목(Ghost In The Shell) 그대로 직역해 '껍질 속의 유령'으로 번역한 것은 독자 배려 차원에서 아쉽다. 번역은 칼 세이건의 '에필로그'를 번역했던 전문번역가 김한영(41)씨.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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