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러 가기가 겁나요."김치를 담그려고 7일 대형할인매장을 찾은 주부 박모(31·경기 성남시 분당구)씨는 배추, 무, 대파 등의 가격표를 보곤 발길을 돌렸다. 2주전보다 가격이 갑절로 올라 차마 지갑을 열 수가 없었던 것. 박씨는 "이젠 의식주 해결하는 것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경기가 잔뜩 얼어붙은데다 갑작스레 닥친 폭설과 한파로 농수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공산품 물가는 제자리걸음인데도 생필품중에서도 농수산물 가격의 급등세가 워낙 큰 탓에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올라있다.
할인매장인 농협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의 경우 7일 배추 한 포기(3㎏)가 2,900원. 불과 2주전인 지난달 26일에는 절반도 안되는 1,300원이었다. 무도 개당 1,600원으로 500원씩이나 올랐고, 대파(단)는 900원에서 2,300원으로 무려 160%나 급등했다.
가락시장에서도 2주전 1만2,000원에 거래되던 상추(4㎏)가 1만9,500원으로 오르고, 감귤(15㎏)이 6,000원에서 7,250원으로, 갈치(3㎏)가 1만9,000원에서 2만7,500원으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의 농수산물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농수산물의 물가 상승은 폭설 등 날씨적 요인으로 인해 출하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날씨가 풀리면서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생활비가 늘어나고 있어 서민들의 근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2·서울 송파구 석촌동)씨는 "매년 받아오던 연말보너스도 이번엔 챙기지 못해 수입은 줄어들었는데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니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