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정치 개혁 특위'는 7일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패인을 짚는 워크숍을 열었다. 당내 행사로는 처음으로 5시간 넘게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이날 워크숍에서 위원들은 패인 분석과 정체성을 두고 열띤 논쟁을 벌였으나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감은 한결같았다. 이날 토론에 앞서 동아대 박형준(朴亨俊) 교수는 '대선 패인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가 '입이 열린 지지자'였다면 한나라당 지지자는 '입이 닫힌 지지자'였다"며 "선거 운동 조직 역시 민주당이 '기병'이라면 한나라당은 '보병'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이건의 미국, 대처의 영국, 콜의 독일 등 정보화 시대의 미래지향적 정책개발은 보수 정당이 주도했다"고 한나라당의 가능성을 환기하기도 했다.그러나 토론에 나선 위원들의 패인 분석은 제각각이었다. 특히 수도권과 영남권, 소장파와 중진의 시각차는 컸다. 부산 출신의 허태열(許泰烈) 의원은 "기본적으로 지역주의 때문에 졌다"며 "5년 전이나 이번이나 충청도를 놓친 것이 결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출신의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동북아 중심국, 행정수도 이전 등은 보수정당에서 나와야 할 공약인데 전부 빼앗겨 뒷북을 치며 시비만 거는 입장이었다"고 정책 개발 실패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또 20·30대 유권자의 지지 확보 실패가 도마에 오르자 대구 출신의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20·30대는 설득할 수 없다"고 한계론을 들었다. 부산 출신의 김형오(金炯旿) 의원도 "20·30대가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방적으로 그들과 영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거부감을 보였다. 경기 출신의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유권자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도 사회적 현상이며 이를 간과한 것을 자책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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