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를 교육 부총리로 추천합니다. 그의 글들을 읽어보니 교육정책에 대해 가장 탁월한 안목과 대안을 갖고 있다고 보입니다."(김태연·ID bodysweep)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씨가 제격입니다. 올바른 언론개혁을 이끌 적임자입니다."(김화령·ID becalm)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인터넷을 통해서도 장관 추천을 받겠다고 밝힌 이후 사이트마다 추천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섀도 캐비닛'까지 등장
'황장엽씨를 통일부 장관으로' '홍경영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하리수씨를 여성부 장관으로'등의 장난섞인 글들도 있지만 대부분 논거를 분명히 밝힌 신중한 글들이다.
구체적 인물 대신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론보다는 경력과 실무를 갖춘 인재가 적임"(이창훈·ID lchmcs) "정통, 교육, 과학기술, 통일부 장관은 정치인보다 전문가를 임명해야"(김종학) 등 '원칙'을 제안하는 글들도 많다.
아예 '섀도 캐비닛'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 대학의 정치외교학과 모임도 국무총리부터 각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전 내각의 명단을 작성해 띄웠다.
■시민·이익단체들도 관심
시민단체와 이익단체들도 온라인 추천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이 대학쪽 인물에 편중돼 일선현실을 잘 몰랐던 게 사실"이라며 "곧 논의를 거쳐 적극 추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예하게 대립 중인 이익단체들은 상대의 움직임까지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의사협회 주수호(朱秀虎) 공보담당이사는 "현장을 아는 사람을 보건복지관 장관으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약사회 관계자는 "의협에서 추천한다면 우리도 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찬반토론도 활발
인터넷 추천 자체에 대한 논쟁도 사이버 공간을 달구고 있다. ID '아놀드'는 "인터넷 정보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적인 쇼일 수 있고 포퓰리즘으로 흐를 위험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ID '사랑과 평화'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뽑겠다는 것이 아닌 만큼 정실인사를 근절하고 인재풀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찬성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긍정 평가가 많은 편. 경실련 고계현(高桂鉉) 정책실장은 "존안자료 의존에서 탈피, 밀실인사를 근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고려대 이내영(李來永·정치외교학) 교수는 "제도의 성공을 위해 인터넷 여론을 거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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