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벤처투자의 불씨가 살아나는 '벤처르네상스'의 해로 기록될 것인가. 2001년 쉴새없이 터진 각종 '게이트'와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지난해 거품을 상당부분 뺀 벤처업계는 올들어 투자확대를 추진중인 벤처캐피털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벤처캐피털업계는 지난해 IT경기침체와 코스닥 부진 등으로 투자를 극도로 기피했지만, 올해는 자금여력을 비축한 만큼 대규모 투자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정부도 벤처에 대한 지원방식을 직접 투자보다는 벤처캐피털을 통한 간접투자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어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6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국내 119개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2003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벤처 투자규모는 지난해(5,652억원)의 배에 가까운 9,253억원에 달했다.
신기술금융사의 투자까지 합치면 올해 벤처 투자는 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1999년 수준(9,500억원대)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조합 결성을 통한 투자재원이 다소 늘어난다. 중기청은 올해 결성 예정인 투자조합 규모가 2002년의 8,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8,881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벤처캐피털 중에서는 KTB네트워크가 올해 벤처부문에 900억원을 투자키로 잠정 결정했다. 이 회사는 구조조정 부문에도 1,000억∼1,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B 관계자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경기바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심사역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며 "투자회수 정도에 따라 투자규모를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TB는 지난해 10월말까지 벤처와 구조조정 부문에 각각 430억원과 500억원을 투자했었다.
한국기술투자(KTIC)도 올해 벤처와 구조조정분야에 지난해보다 늘어난 430억원과 500억원을 각각 투입키로 했다. 하지만 고유계정과 조합펀드의 미투자액이 1,100억원에 달하는데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이미 투자한 금액(2,200억원)의 회수정도에 따라 올해 투자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KTIC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나스닥펀드(KGIF)를 공동설립했던 산은캐피탈과 스틱IT벤처투자도 올해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벤처캐피털들은 현재 우량 벤처업체를 발굴해 심사를 벌이고 있으며,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틱IT벤처투자는 약 600억원에 달하는 한국측 운영자금 외에도 벤처부문에 할당된 400억원 정도를 국내 벤처에 투자키로 잠정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세화기술투자와의 합병작업을 마무리한 무한투자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정도 늘어난 500억원을 벤처부문에 신규투자할 계획이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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