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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을 이끌 새뚝이](3)청계천 복원 시민委 김선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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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을 이끌 새뚝이](3)청계천 복원 시민委 김선아 씨

입력
200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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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은 단순히 고가만 들어내는 공사가 아닙니다. 서울 본래의 얼굴을 되찾는 대 역사(役事)입니다."청계천복원 시민위원회 도시계획분과위원인 김선아(金鮮芽·38)씨가 청계천 복원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아니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집 같은 서울은 우리나라의 상징입니다. 그중에서도 강북은 민족의 정기가 흐르고 유구한 전통과 문화가 숨쉬는 역사의 중심(History Center)이구요. 그런 의미에서 청계천은 반드시 복원돼야 합니다."

서울에 대한 이 같은 의미부여는 그가 안정된 해외생활을 접고 서울로 돌아 온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1988년 한양대 건축학과를 마친 그는 94년 이탈리아 베니스 건축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이다. 99년엔 이탈리아의 베로나시가 주최한 '버려진 공업 지역 재개발 도시 계획 현상 설계'에서 2등을 차지하는 등 국제적인 명성도 쌓았다. 2001년 서울 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원으로 초빙된 후 월드컵 조 추첨 행사 서울 부스, 월드컵 공원 전시관, 매트로 폴리스 총회 개막식, 청계천 홍보관 등을 기획한 그는 최근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서울 가꾸기에 나섰다.

그는 청계천 복원이라는 큰 틀엔 무조건 공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에 대해선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신발장에 먼지가 쌓였다고 통째로 버릴 수는 없잖아요? 자칫하면 복원이라는 잣대로 모세혈관처럼 퍼진 수많은 길, 땀냄새 가득한 재래시장 등 자생적으로 형성된 도시의 기능과 기억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청계천 복원의 모델은 '파괴와 건설' 위주인 미국식이 아니라 '보존과 개입'을 중시하는 유럽식이다. "거대한 면적을 가진 미국은 인프라를 깔고 기능별로 도시를 짜맞추는 일이 가능하지만 다양한 시대의 문화유산이1 공존하는 우리와는 맞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도시는 문화라고 생각하는 그는 "전략적 기능만 강조하다 보면 고유의 정체성을 잃는다"고 경고한다. "오죽하면 서울의 물리적 성장에 놀라는 외국인들이 '서울은 색깔이 없다'고 말하겠어요. 청계천 복원도 중요하고 구시대의 잔재를 지우는 것도 시급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생적인 도시 네트워크를 최대한 살리는 것입니다." 젊고 거침없는 의사 표현 때문에 기성세대의 전문가나 시 공무원과 때때로 의견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도시의 모습에 대한 신념은 변함이 없다.

"누구 한 사람을 위한 복원이 아니잖아요?"라고 반문한 그는 "시민대표로 나선 이상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청계천 복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하고 감시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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