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정계를 떠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바쁘면서도 조용한 새해를 보내고 있다. 5일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대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지자들이 쉴 새 없이 집으로 찾아오고 있다"며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정치 인생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무료 법률구조 등 사회봉사 활동에 나설 것이라든가, 하버드대나 버클리대 등 미국 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할 것이라는 등의 얘기들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아직은 아무런 구체적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전 총재는 정치권 일각에서 정계 복귀설이 흘러 나올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행보는 애써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연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회동 제의를 정중히 거절한 것이나, 측근들에게 한나라당이 제기한 당선 무효소송에 일절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 등도 모두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측근은 "지난달 31일 굳이 경주에 내려간 것도 자칫 정치권 인사들이 새해 인사 차 대거 몰려들어 이런 저런 말이 나올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총재는 감사 인사 등 대선 뒷정리가 끝나는 대로 여의도 부국빌딩의 후원회 사무실에는 가끔씩 나갈 예정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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