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채점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 입시에서 대학측에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 '정수(定數)' 형태의 수능 성적을 제공, 전형에 반영토록 해 원점수가 높은 수험생이 떨어지고 낮은 수험생이 붙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사례가 일부 있었으나, 올 입시에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나'군인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1차 전형에서 탈락한 이모양 아버지(47)는 3일 "수능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 성적으로 전형하는 바람에 수능 원점수 총점이 높은 딸이 떨어진 반면 이보다 낮은 2명은 합격했다"고 말했다.
이양은 언어 사회탐구 외국어영역에서 각각 88.2, 61.0, 68.0으로 누계 점수 217.2점을 받았고, 함께 지원한 A양은 91.6, 54.5, 70.5 등 216.6점, B군은 88.2, 57.5, 71.0점 등 216.7점이었다.
그러나 평가원측이 서울대에 CD로 제공한 사정자료에는 반올림한 점수가 제공돼 이양은 영역별 점수가 각각 88, 61, 68점으로 총점 217점, A양은 92, 55, 71 등 총점 218점, B군은 88, 58, 71점 등 총점 217점으로 이양은 탈락했다. 이양측은 교육부와 서울대측에 동점자 처리기준 공개를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측은 이에 대해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 정수 성적을 전형에 반영한 결과이며, 동점자 처리기준은 공개하지 않는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나친 점수위주의 서열화를 막기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2005년부터는 원점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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