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출판계의 관심사 중 하나는 청소년용 도서 출판입니다. 몇몇 유명출판사가 청소년물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지요.푸른 숲은 3월께부터 청소년용 시리즈물을 내겠다고 합니다. 올해만 10여종을 낼 계획인데 인문 자연과학 문예물 등 분야가 다양합니다. 국내 창작물과 외국 번역물을 함께 출판하겠다고 합니다.
사계절은 기존 1318문고의 출판 간격이 너무 길어 이를 좁히기로 했습니다. 책을 더 많이 내겠다는 뜻이지요. 과학 예술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명실상부한 청소년 문고를 만들겠답니다.
문학과 지성사도 2000년 시작한 청소년용 시리즈물 ‘푸른책’의 내용과분야를 다양화하기로 하고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물이 출판의 사각지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런 현상은 눈길을 끌만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입시 부담에 짓눌려 책을 제대로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청소년은 어린이와 성인의 중간에 위치해 지적 성숙도나 사회적 관심사가 어정쩡한 시기입니다.
중학교 1, 2학년을 독서중단 세대라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때 열심히 책을 보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읽을 책이 마땅치않아 독서를 중단한다는 것이지요.
고등학교에 들어가 성인물에 접근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더라도 한번 끊은 책읽기 습관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영영 손을 놓을 수있습니다. 출판사들이 특히 중 1,2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이해가 됩니다.
청소년물에 대한 관심은 올해부터 학교 도서관 예산을 대폭 확대하기로한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과, 대학입시에서 통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많이 출제돼 독서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과도 관계 있습니다. 청소년물 자체로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됐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고민도 있습니다. 필자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교양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쓴 필자도 없고, 쓸 수 있는 필자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푸른 숲만 해도 이미 2년 전 청소년물을 기획했는데 필자를 못 구해 출간이 늦어졌다고 합니다.
좋은 필자가 나와 좋은 청소년물이 많이 쏟아지기를 기다려 봅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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