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9연패(連覇)에 빛나는 LG정유가 슈퍼리그서 꼴찌 추락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도로공사에 0―3, 충격의 패배를 당한 LG정유는 이날도 무기력한 모습을 선보이며 현대건설에 단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하는 수모를 되풀이했다.3일 현재 세트 득실차로 흥국생명에 뒤진 꼴찌다.
LG정유의 추락은 3년전 거포 장윤희가 은퇴하면서 이미 예고돼 있었다. 9연패를 하는 동안 구단은 투자를 외면, 신인 선발을 소홀히 하면서 선수들은 점차 고령화했다.
현대건설이 최근 슈퍼리그 3연패를 하는 동안 LG정유는 2, 3위를 유지하는 바람에 드래프트서도 쓸만한 신인들을 제대로 건지지 못했다. 지난해 세터 김귀현이 은퇴하자 LG정유는 98년 은퇴한 주부 이수정(31)을 세터로 복귀시켰을 정도다. 그만큼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LG정유의 한 관계자는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는데 그것이 지난 해까지였다"면서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투자를 늘려야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고개를 숙이고 쓸쓸히 코트를 떠나는 김철용 감독과 선수들의 뒷모습에서 이도희 장윤희 홍지연 박수정 등을 배출하며 최강으로 군림했던 LG정유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광주=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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