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LG가 올림픽대표팀의 선수차출 요구를 거부, 파문이 일고 있다. 안양은 3일 "이날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올림픽대표팀을 소집한다는 대한축구협회의 계획은 프로축구 발전을 무시한 처사"라며 최태욱과 한정화 박용호 등 올림픽대표팀 7명의 훈련 참가를 거부했다. 프로구단이 대표팀 차출에 반발하기는 안양이 처음이다.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4일 한라산 등정을 시작으로 2004 아테네올림픽지역예선을 겨냥한 제주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훈련 소집대상 27명중 7명이 빠지는 등 훈련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감독은 "각 구단의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훈련기간을 택했고 차출을 위해 동의를 얻었지만 안양과는 접촉이 되지 않았다. 안양 선수가 많은 게 사실이나 사전조율을 통해 충분히 줄일 수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양은 이에 대해 "지난 해 입단계약을 한 정조국 등 청소년대표팀 훈련에 이미 차출된 3명을 포함, 10여명의 핵심선수가 빠지면 동계훈련 차질은 불 보듯 뻔하다"며 "단발성 거부가 아니라 구단의 희생만 강요하는 현 차출관행을 바꾸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양 관계자는 "올림픽 예선 등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회는 대표팀의 단기성적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지난 해 각 구단의 전폭적 지원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으면 협회 행정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양은 그동안 10대 유망주들을 발굴, 집중 투자해 왔으며 현재 올림픽대표팀과 연령별 청소년대표팀에 16명이 속해 있다. 안양은 현재 1·2군 합해 45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외국선수는 5명이다.
축구인들은 "국가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프로구단이 어느 정도 희생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대부분의 대표팀이 프로선수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로 볼 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수차출 등 대표팀 운영의 기본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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