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인류 최초의 복제아 이브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한 미 복제전문회사 클로네이드가 1주일 이상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복제 성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클로네이드사는 복제 성공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유전자(DNA) 검사를 특별한 이유없이 계속 회피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클로네이드사는 5일 이전에 유럽의 한 나라 레즈비언 커플 사이에서 제2의 복제아가 태어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복제 성공 여부 미궁에 빠져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클로네이드사 대표는 2일 프랑스 TV에 출연 "DNA검사는 착수되지 않았고 검사 실시 여부는 부모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립적인 과학자를 선정해 1주일 이내에 복제 성공을 증명하겠다는 1주일 전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MSNBC 등은 "이번 사건이 사기극일 수 있다는 의심을 증폭시켰다"고 보도하면서 1978년 미국에서 벌어졌던 복제아 탄생 사기 소동을 상기시켰다. 국내 DNA 검사 전문업체 아이디진의 정연보 사장도 "체세포 제공자와 아기의 체세포를 떼어내 5∼6시간이면 복제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클로네이드사의 신뢰성은 관련자들의 말바꾸기와 비밀주의에 의해서도 상처를 입고 있다. 부아셀리에는 29일 복제아가 미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후에 국가를 밝히지 않고 "집에 돌아갔다"고 말을 번복했다. 복제아의 탄생지, 부모의 거주지, 사진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이애미 헤럴드 등 언론들은 클로네이드사가 2,000명의 지원자로부터 20만 달러의 돈을 받았다는 내용을 보도, 상업적 목적으로 이번 사건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클로네이드사 왜 숨기나
일각에서는 인간복제 발표 후 미 식품의약청(FDA)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교황청 등으로부터의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클로네이드사가 진실 공개를 회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클로네이드사측이 실정법으로 인간복제가 금지된 영국, 독일, 스웨덴 등지에서 복제를 진행했을 경우 공개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현실도 지적된다.
미 마이애미 법원이 복제아의 상업적 이용을 우려해 마이애미 거주자로 추측되는 복제아 부모에 대해 법원 출두 명령을 검토 중인 점도 또 다른 변수이다.
클로네이드사가 회사와 종교단체의 장래를 건 모험을 하면서까지 복제아 탄생을 거짓으로 꾸미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복제를 스스로 규명하지 못할 경우 사기극이라는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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