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사람들은 귤 맛이 없어졌다고 한다. 한 그루에서 생산되는 감귤로 대학생 1명의 뒷바라지를 할 수 있다하여 대학나무로도 불렸고, 그 때 귤은 정말 맛이 있었다. 그런데 귤의 맛이 변한 것일까?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있다. 소비자들은 '보기 좋은 떡이 맛이 좋다'는 논리로 예쁘고 보기 좋은 감귤만을 소비함으로써 제주도 감귤 생산자들로 하여금 보기 좋은 감귤만을 생산토록 강요하고 있다. 많은 감귤생산 농가는 한해 평균 10회 정도 농약을 살포한다. 그러나 살포 농약 가운데 감귤의 맛과 관계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껍데기에 관계된 농약들이다. '보기 좋은 떡'을 만들기 위함이다. 보기는 조금 싫더라도 농약을 살포하지 않은 귤이 더 맛있는데도 그렇다.
현재 서울 등 대도시 소비자들이 먹는 감귤이 맛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유는 생산에서 소비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문제들로 인해 맛이 사라지는 것이다. 감귤농가에서 생산된 감귤은 중간 수집상에 의해 모아져 선과장으로 옮겨진다. 여기서 선과기라는 기계를 거치게 된다. 우선 물에 감귤이 씻겨지는데 이는 낙엽, 흙 등을 씻어내기 위해서다. 씻겨진 감귤은 80℃∼120℃ 히터에 노출시켜 껍질의 물기를 말리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귤 껍데기에 공업용 왁스를 칠한다. 반들거리는 예쁜 감귤이 잘 팔리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크기별로 분류되는데 이 때 감귤이 상자 속으로 떨어지며 과육이 깨지는 경우도 생긴다. 물에 씻고 강한 열로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C 등 영양소도 70% 이상 파괴된다. 그럼에도 유기농법으로 수확한 귤은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다. 맛있고 무해한 귤 고르는 방법을 알 필요가 있다. 감귤 꼭지가 초록색을 띠고, 껍질은 가능한 붉은색(주황색)이어야 한다. 또 흙이나 낙엽 등이 묻어 있거나 껍데기가 탁한 것이 좋으며, 왁스를 칠해 껍데기가 반들반들한 예쁜 감귤은 오히려 좋지 않다. 보기 좋은 감귤이 먹기 좋은 감귤은 아니다.
오 성 철 제주 송당농장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