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2)이 새해 첫날 화려한 헤딩골로 일본 고별무대를 장식한 뒤 홀가분하게 네덜란드행 출사표를 던졌다.박지성은 1일 교토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출전한 제82회 일왕배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 가시마와의 결승서 역전의 발판이 된 동점골을 터뜨려 2―1 승리와 함께 팀의 대회 첫 우승을 이끌었다. 교토 선수들은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우승컵을 안은 뒤 PSV 아인트호벤으로 떠나는 박지성을 헹가래치는 등 진한 이별의 장면을 연출했다.
무릎부상에도 불구, 선발출장한 박지성은 0―1로 뒤진 후반 5분 스즈키가 띄워준 프리킥을 문전에서 수비 2명을 뚫고 전광석화처럼 방향을 틀며 헤딩슛, 네트를 갈랐다.
안정환이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8강전서 뽑아낸 헤딩 골든골을 연상시킨 이 슛은 삽시간에 승부의 향방을 교토쪽으로 기울게 했다. 교토는 후반 35분 구로베가 결승골을 터뜨려 역전승했다. 박지성은 우승 직후 "2년6개월의 J리그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골을 뽑아냈다.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떠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00년 6월 교토에 둥지를 튼 박지성은 화끈한 플레이로 '교토의 별'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박지성은 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곧장 수원의 집으로 향했다. 5일 아인트호벤으로 떠나 거스 히딩크 감독과 재회할 박지성은 "어느 포지션이든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충분히 소화, 하루 빨리 네덜란드 리그에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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