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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새해 집값 급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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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새해 집값 급등은 없다"

입력
2003.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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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년(癸未年) 새해,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안정세를 보일 것인가.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집 값과 땅 값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주택공급이 크게 늘지는 않지만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올해와 같은 가격 급등세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설령 상승세가 이어진다 해도 보합세를 보이며 가격 변동폭이 1% 미만에 그칠 정도로 미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및 강북 뉴타운 개발 등 각종 호재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는 워낙 변수들이 많아 예측이 쉽지 않다. 따라서 수요자들은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 9명이 예상하는 내년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 그에 따른 투자전략을 소개한다.■올해 대세는 하향 안정

지난해 12월 이사철이 시작된 이후 집값이 미동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이미 40% 이상 올랐기 때문에 조정 국면을 거치면서 다소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1998년 중반부터 4년 이상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아파트 가격은 최고점에 접근해 있고, 지난 2년여 동안 주택가격이 40% 이상 올랐기 때문에 추가로 더 상승한다 해도 상승폭이 클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겨울 이사철인 2월까지가 상승세의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다"며 "이 때가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도 "주택공급 증가, 금리상승 가능성,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시장 외적인 영향, 청약자격 강화, 분양권 전매제한, 전세가격 안정세 등 주택시장 내적인 수요감소 등으로 올해에는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택수요가 많은 서울 지역의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1만8,000 가구가 늘어난 6만8,000 가구에 이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2003년 부동산시장은 주택과 토지가 각각 1% 미만의 소폭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대표 역시 부동산 매매 및 전세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인한 투기적 수요의 감소, 재건축 사업에 대한 규제 강화, 신규 공급 확대 등으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안정 내지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올초 성수기까지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이다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것이며 전세 가격도 물가상승률 내외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와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아파트 입주물량 급증과 정부의 시장 억제 정책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하반기 들어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1∼5% 가량 하락할 것"이라며 "강남 지역도 하락세가 이어지기는 마찬가지"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새 대통령 취임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건설경기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은데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 강북 뉴타운 개발, 저밀도 지구 재건축, 그린벨트 해제 등 각종 개발 재료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부동산랜드 김태호 대표는 "현재 부동산시장에는 값이 폭등할 수 있는 요소가 산적해 있다"며 "돌발사항이 없는 한 아파트값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올해보다 약간 오른 1∼5% 정도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트로컨설팅 윤재호 대표는 "내년에도 주택수급 불균형이 가격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역별, 상품별로 상승세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역·상품별 차별화 뚜렷

저금리로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태에서 뭉칫돈이 최근 주상복합 아파트와 일부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추가적인 정부 규제가 없으면 분양열기가 여전히 높을 것이라며 단기 투자상품으로 유망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특히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 오피스텔, 토지, 상가 등 부동산 시장이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특정 분야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각 분야별로 어디에 투자할 지에 관심을 가져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반 아파트는 투자목적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실수요자라면 몰라도 투자대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 아파트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도 "아파트 투자로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그러나 꼭 투자하려면 강남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나 강북 뉴타운 개발지역, 지하철 역세권 등을 눈여겨보고 호재 중심으로 투자하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은 여전히 투자 유망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 강남과 강북 뉴타운 인근지역, 수도권 비투기 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청약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수도권 투기과열 지구는 실수요를 중심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지역에 따른 차별화 양상이 올해보다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특히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일반 분양분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무주택자라면 내년말까지 연장되는 생애 첫 주택자금대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격폭등의 진원지였던 재건축 시장에 대해서는 지역·단지별로 차별화할 것이라는 의견과 전반적으로 침체할 것이라는 의견이 반반씩 나왔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단지들은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이라고 진단한데 반해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시장여건이 불안정하고 각종 규제책이 많이 쏟아져나와 일단 침체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는 수도권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서울 도심의 토지를 경매를 통해 구입해볼 만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부동산랜드 김태호 사장은 "뉴타운 부근 토지의 경우 경매를 통해 낙찰을 받으면 토지거래허가 등의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충분히 투자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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