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500∼1,000선을 오락가락하는 '게걸음 장세'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1분기 중 1,000선 돌파를 시도하다 미끄러져 결국 63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수출 성장세와 내수 심리 회복을 발판으로 '주가 1,000시대' 진입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본격 상승
'상반기 조정 후 하반기부터 본격 상승'.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올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부터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될 경우, 올 1분기부터 강한 유동성 랠리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효진 수석연구원은 "올핸 강한 유동성에서 시작해,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로 마무리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하, 신정부 출범 초기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가능성, 국내외 부동산가격 안정 및 채권에 대한 매력 감소, 320조원 가량의 시중 부동자금 등을 볼 때 올 상반기에 유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시장은 수급측면과 유동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1분기부터 빠르게 반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또 "올 국내 기업의 매출은 8%, 순이익은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는 2분기부터, 투자는 하반기부터 각각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증시 좌우할 주요 이슈
전문가들은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올 증시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쉽지 않다고 봤을 때, 지난해처럼 중국과 동남아 수출이 늘어야만 기업의 순익 증가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규모 공적자금이 들어간 은행과 한국전력 등 공기업의 민영화, 부동산가격 추이, 유가와 환율의 변동폭,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 등도 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계 다이와 증권은 올 상반기 시장에서 이슈가 될 쟁점들로 북한 관련 리스크 신정부의 경제정책 내수 둔화와 금융정책 미국의 이라크 공격 등을 꼽았다.
■올 지수 520∼1,126 전망
굿모닝신한증권은 종합지수가 올 상반기 850∼900선에 접근한 뒤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가, 하반기에 접어들며 기업의 펀더멘털 논리가 강화되면서 최고 1,126선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올 주가가 최고 960선까지 오를 것이며, 저점은 650선, 연평균으론 820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투신증권은 상반기 중 710∼82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다가, 하반기 이후 저점을 840으로 높여 최대 950선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또 코스닥은 상반기 55∼60선에서 움직이다가 하반기엔 60∼70선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장세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LG투자증권은 올 증시에 대해서도 환율불안, 노사분규, 고유가 등을 감안, 상반기까지 지수 520∼770에 머무는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리서치센터장 박윤수 상무는 "올 경기의 견인차는 수출인데 미국과 일본이 경기 회복을 위해 달러·엔화 저평가를 고집하는 한 우리 기업의 수출 환경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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