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증시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특히 연말 불거진 북한 핵 위기가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 속절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장을 마감했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724.95에서 30일 627.55로 13.4%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74.47에서 44.36으로 무려 40.4% 폭락했다.■LG그룹 시가총액 52% 증가
거래소는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 침체, 이라크전쟁 가능성, 북한 핵 문제 등 외풍에 시달리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삼성 등 11개 그룹의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48.4%에서 50.9%로 증가, 이들 그룹의 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LG그룹은 연초 대비 국내 재벌 가운데 가장 높은 51.6%(6조3,987억원)의 시가총액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그룹 시가총액은 18조7,931억원으로, 현대차그룹을 누르고 재계 3위로 올라섰다. 이어 한진(31.4%), 현대차(3.3%), 삼성(2.0%) 등의 순으로 시가총액 상승률이 높았다.
시가총액 1위는 삼성그룹으로 거래소 전체(258조6,807억원)의 26.5%인 68조5,052억원에 달했고, 이어 SK(9.5%), LG(7.3%), 현대차그룹(5.1%) 등의 순이었다. 개별 종목의 경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서 벗어난 대우차판매가 연초 3,705원에서 30일 9,700원으로 161.8% 상승,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스마텔(143.8%), 세양산업(135.0%), 대동(129.9%), 동양기전(10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하이닉스는 연초 2,780원에서 280원까지 떨어져 89.9%의 하락률을 보였고, 디에이블(-88.0%), 우성식품(-87.5%), 큐엔텍코리아(-80.2%), 계몽사(-78.7%) 등도 낙폭이 컸다. 기업 규모별로는 소형주가 연초 대비 12.6% 떨어져 대형주(-13.1%), 중형주(-15.3%)보다 선전했다. 업종별로는 3개 업종 만 상승했고 18개 업종이 하락했다. 상승률은 운수창고(11.6%)가, 하락률은 서비스업(-43.6%)이 가장 컸다.
한편 거래소 상장주식수는 264억5,863만주로 연초보다 34.7%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258조6,807억원으로 3.4% 줄었다. 연간 거래량은 2,085억1,739만주, 거래대금은 738조7,188억원으로 각각 79.1%, 50.3% 증가했다. 주가 상승종목은 217개로 하락종목(534개)을 크게 밑돌았다. 증시 불안으로 파생상품 시장이 관심을 끌면서 연간 선물 거래량은 4,286만8,000 계약, 거래대금은 1,999조4,112억원으로 각각 36.1%, 77.2% 증가했다.
■코스닥 89% 주가 하락
올해 코스닥 등록기업 697개 가운데 89.3%(623개)가 하락했고, 이중 45.3%는 절반 이상 곤두박질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10.0%(70개)에 불과했다. 4개는 보합.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조7,284억원에서 1조2,053억원으로 30.1%, 하루평균 거래량은 3억8,371만주에서 3억2,041만주로 16.4% 감소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1위인 KTF는 지난해 말 4만2,800원에서 2만8,200원으로 34.1% 떨어졌다. LG텔레콤과 국민카드도 각각 47.2%, 42.2% 급락, 강원랜드와 기업은행에게 각각 시가총액 2위와 4위 자리를 내줬다. 개별 종목으론 서울전자통신이 96.6% 폭락했고, 이어 국제종건(-96.0%), 올에버(-95.1%), 텔넷아이티(-93.7%) 순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조아제약은 '복제돼지 열풍'을 바탕으로 367.4% 급등해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부산저축은행(194.2%), 디지털텍(149.2%), 하나투어(141.6%), 모션헤즈(134.8%) 등이 뒤를 이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소프트웨어업종(-68.6%)이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인터넷업종(-7.4%)은 비교적 선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 이어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비싼 황제주 자리를 지켰다. 코스닥 종목의 액면가를 5,000원으로 환산할 경우, 엔씨소프트의 30일 종가는 103만원에 달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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