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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산실 대덕밸리 올 한해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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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산실 대덕밸리 올 한해 明과 暗

입력
200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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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벤처기업의 요람 대덕밸리의 올 한해는 국내의 여느 벤처단지 보다 뜨거웠다. 승승장구하던 벤처기업들이 잇달아 부도를 맞았고, 대표이사들이 구속돼 대덕밸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창업보육센터와 벤처빌딩의 공실률이 급격히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벤처기업이 미국의 유력 경제지로부터 유망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같은 사례는 벤처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 여전히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임을 보여줬다.■시들지 않은 대덕밸리의 저력

30일 대덕밸리 벤처연합회와 대덕넷이 대덕밸리 주요 벤처기업 3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중견 벤처기업'으로 등극한 업체는 7개사로 지난해보다 1개사가 늘었다.

대덕밸리에서 최다매출을 기록한 업체는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 전문업체인 아이디스로 3·4분기까지 2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4분기를 합치면 4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 선정 100대 유망기업으로 뽑혔고, 1,000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김영달 사장은 "1998년 DVR을 처음으로 개발한 이후 PC용 IDR 시리즈와 단독형 제품인 SDR-4가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며 "내년에는 매출 700억원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말 코스닥에 등록한 액정표시장치(LCD) 전문 벤처 오디티의 활약도 눈부셨다. 98년 오리온전기 LCD사업팀이 분사한 오디티는 3분기에 이미 2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실적(230억원)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4분기까지 3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 코스닥 기업으로는 광통신 벤처기업 빛과전자, 시스템통합(SI) 전문기업 세림정보기술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빛과전자는 광통신 시장이 심각한 불황을 겪은 올해 자사가 생산한 양방향 광송수신 모듈의 80%를 일본에 수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대덕밸리 코스닥 1호 기업인 블루코드테크놀로지와 적외선 통신 수신부품 전문 벤처기업 레이트론,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 벤처기업 아론통신기술 등도 '매출 100억원 기업군'에 사명을 올렸다.

■저무는 대덕밸리의 벤처 名家

올 하반기들어 순항하던 대덕밸리의 기업들이 부도 혹은 청산되거나 기업주가 구속되는 사태가 이어졌다. 특히 이들 기업 대부분이 창업 4∼6년차로 막 안정기에 접어들던 곳이라 대덕밸리의 충격이 더욱 컸다.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기록하며 대덕밸리 대표 벤처기업으로 불리던 A사는 창업 6년만인 11월초에 최종 부도처리됐다. 대덕밸리 관계자는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 등 대형 IT기업들의 덤핑공세와 동종기업들의 난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A사 부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세드릴 가공 전문기업 E사 역시 최근 임시주총을 열고 본격적인 청산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해 충남 논산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완공,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갔지만 뚜렷한 매출이 없는 데다 경영권 분쟁까지 생겨 회복하기 힘든 자금난에 봉착했다.

쌍용중앙연구소 출신 연구원이 창업한 전자부품 전문 벤처기업 G사도 오랜 자금난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11월부터 청산 과정을 밟고 있다.

이밖에 무선전화기 벤처기업 I사가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이며, 대덕밸리 코스닥 2호 기업인 K사는 대표이사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대덕밸리의 중견 벤처기업인은 "올 한해는 대덕밸리 벤처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벤처기업들에게 어려운 시기였다"며 "수익구조를 구축한 벤처기업들이 시장을 이해해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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