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이 높은 재소자일수록 자신의 잘못에 대해 속죄하는 비율이 급속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30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출소를 3개월 앞둔 재소자 5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소 전 수형자의 의식조사'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수형자와 전문대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수형자의 속죄 비율은 15% 가량 차이가 났다.
초교 졸업 이하의 수형자는 84.7%가 '죄의 대가를 치를 수 있어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답했고, 중학교 재학·중퇴·졸업에 해당하는 학력을 가진 수형자는 82%, 고등학교 재학·중퇴·졸업의 수형자는 67%, 전문대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수형자는 69.5%만 같은 답을 했다.
반면 학력이 낮은 수형자들은 절반이 훨씬 넘는 74.6%(초교 졸 이하), 76.6%(중학교 졸 이하), 67%(고교 졸 이하) 정도가 교도소에서 건강상태가 좋아졌다고 답해 이들에게는 사회환경이 교도소 환경보다 더 열악할 수 있다는 점을 반증했다. 전문대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수형자 중 교도소에서 건강이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48.1%에 불과했다.
한편 '출소 후 사회 생활에 대한 자신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9.6%가 '자신이 없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43.1%가 '주변 사람들 생각 속에 범죄자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다시 죄를 짓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보다 높게 꼽아 자신에 대한 불신보다 범죄자라는 낙인을 더욱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학력이 높을수록 잘못을 자신보다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고, 무엇보다 교도소의 교화체계와 교육이 주로 저학력 층의 눈높이에 맞춰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진희기자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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