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대비해 2만5,000명의 병력 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27일 알려져 걸프 지역의 전운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내년 1월초 걸프 지역으로 출발하라는 명령을 받은 이들 병력은 대부분 병참부대 등 지원부대지만 미국이 전쟁에 대비해 준비해온 군사력 증강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번 동원령에는 해군 항공모함 2척과 수륙양용함 2척을 포함, 이들을 호위하는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군 최신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는 이날 항모 조지 워싱턴호를 대체하기 위해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항을 떠나 동지중해로 발진했다.
이라크 정부는 28일 핵·화학무기 및 미사일 개발계획에 참가했던 과학자 500여명의 명단을 유엔에 제출했다. 한스 블릭스 단장이 이끄는 유엔 무기사찰단은 그 동안 사찰 대상 시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이라크 과학자나 전문가들을 만나는 데 그쳐 이들 과학자를 직접적이고 사적으로 면담할 경우 무기개발 계획에 대한 내부고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히로 우에키 사찰단 대변인은 무기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이라크 국영기업 야금 학자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사찰단원에게 이라크 비밀 핵 프로그램을 밝힐 수 있는 "상세한 정보" 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가 과학자 명단을 제출함으로써 그 동안 이 문제를 놓고 유엔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 이라며 군사적 압박을 가해 온 미국의 대응이 관심거리다.
특히 사찰 재개 한달여동안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사찰단의 입장에서는 내년 1월 27일로 예정된 최종 사찰 결과 보고서 유엔 안보리 제출을 앞두고 큰 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한 병력동원령으로 걸프 지역에 배치된 미군은 모두 8만여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성공적인 공격을 위해서는 총 25만 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동원령 외에 육군의 경우 M1 에이브러햄 탱크와 M2 브래들리 장갑차 등을 갖춘 3∼4개 중무장 사단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군과 공군도 병력수송선과 전투기, 전폭기 등이 배치명령을 받고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29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내년 2월 21일 '심야' 에 시작될 것" 이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때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개전일자를 통보해줬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개전시기는 영국 국방부 수뇌부에 의해서도 확인됐다고 덧붙인 뒤 사상 최대의 강력한 공습으로 최대 11만 명의 이라크 난민이 영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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