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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 청사진 빠를수록 좋다

입력
2002.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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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다. 기업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조차 내일의 경제환경을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 법이다. 특히 정권 이양기여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을 때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차기정부의 경제정책을 내년도 기업경영의 최대 변수로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국내 50대 대기업의 구조조정본부장과 기획담당 임원 중 27.5%가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최근 설문 조사는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그제 전윤철 경제 부총리의 보고를 받고 새 정부의 경제운용 기조가 파격으로 가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은 다행스럽다.

노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의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충격적 조치도 없을 것"이라며 "인위적인 단기 부양책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5단체장의 면담 요청을 수락, 재계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안정적 경제운용 기조를 강조한 이 발언으로 재계의 불안감과 냉각된 투자심리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대선 이후 재계 일각에서는 노 당선자의 재벌개혁 등 경제운용 방안과 관련, 불안감이 확산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이라크 전쟁, 북핵 사태 등으로 세계주가가 하락하는데다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를 알 수 없어 내년도 경영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개혁과 변화가 시대적 당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정책은 안정된 가운데 일관성이 없으면 시장이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십상이다. 경제와 불확실성은 상극이다. 미진한 재벌개혁은 밀고 나가되 예측 가능하게 진행돼야 한다. 개혁의 목소리만 높이다가 쓸데없는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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