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제전문회사 클로네이드의 복제인간 탄생 발표를 둘러싸고 진위 여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클로네이드측은 외부 법의학 전문가에게 DNA 검사를 의뢰, 8∼9일 내로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혀 최종 사실 확인때까지는 논란이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많은 과학자들은 클로네이드가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데다 10명의 여성이 배아를 착상해 5명이 실패하고 5명이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힌 점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들은 276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던 복제양 돌리의 경우처럼 포유동물의 복제 성공 확률은 통상 5%를 넘지 못한다면서 50%의 성공 확률은 터무니 없는 수치라고 보고 있다. 베리 지르킨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복제생물학 교수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인간 복제가 그렇게 간단하게 이뤄졌다면 놀라운 일"이라면서 "동물복제 경험에 비춰 보면 복제아기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윌리엄 뮈어 퍼듀대학 유전학 교수는 "클로네이드가 아기와 산모에 대한 접근을 허용한다면 발표는 사실임에 틀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유전학자 아셸 칸 박사는 클로네이드가 복제아기와 산모의 유전자 지도를 공개해 두 유전자 지도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이를 실천하지 못하면 이번 발표는 단순한 선전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인간복제 윤리학자인 패트릭 딕슨 박사는 "복제인간 탄생 발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앞으로 수주 내에 많은 복제 인간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단적인 과학자들이 명성과 돈, 왜곡되고 뒤틀린 신념 때문에 복제인간을 만들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클로네이드 대표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는 27일 CNN과의 회견에서 "다른 사람이 고용한 중립적인 전문가가 8∼9일 후에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면서 "이 전문가가 어디에 있는 누군지 나는 이름도 모르며, 증거는 그렇게 제공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아셀리에는 또 내년 2월초까지 4명의 복제아기가 더 탄생하는 것 말고도 앞으로 추가로 20명의 여성을 상대로 인간복제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첫 복제아기 '이브(Eve)'의 복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에는 법의학 전문가들이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때 사용하는 '표준 DNA 프로파일링' 방법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산모와 아기의 혈액이나 입 천정 피부에서 DNA를 추출해 비교하게 되는데 '이브'가 정말 복제아기라면 이 아기의 DNA는 복제 체세포를 제공한 어머니의 핵 DNA 및 미토콘드리아 DNA와 모두 일치하게 된다. 세포핵 속의 DNA는 가장 일반적인 특징을 갖는 DNA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법의학 검사에서 이용된다. 복제를 통해 재생산되는 것도 이 세포핵 속의 DNA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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