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12월30일 영국 작가 루드야드 키플링이 인도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1936년 몰(歿). 키플링의 삶은 태어난 인도와 조국 영국만이 아니라 동아시아와 미국, 남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곳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떠돎은 그의 작품 세계에 짙은 흔적을 남겼다.키플링은 시인이자 본격 소설가였지만,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동물 이야기인 '정글북'(1894)일 것이다. '정글북'에는 늑대의 보살핌으로 자란 모굴리라는 소년이 겪는 모험담 8편을 모았다. 동물을 대담하게 의인화해 굳셈·용맹·생명력 따위의 '남성적' 가치를 선양한 '정글북'은, 그 이듬해에 출간한 '제2의 정글북'에 모인 독립된 동물 이야기 7편과 함께, 동물 문학의 새로운 밭을 일궜다.
키플링은 1907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바이런 이후 영국에서 키플링 만큼 빨리 명성을 얻은 시인은 없었고 그에게는 늘 영국 최고의 산문 작가라는 평판이 따라다녔으니, 그의 노벨상 수상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시와 소설들이 당대 문학 정신의 가장 고귀한 부분을 대표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무엇보다도 그는 노골적인 제국주의자였다. 키플링은 영국인을 포함한 유럽계 인종이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세상을 교화하는 이른바 '백인의 짐'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병영의 노래'(1892)나 '칠대양(七大洋)'(1896) 같은 시집에서 대영제국의 영광을 노래한 덕에 그는 보수주의자들의 입을 통해 애국 시인으로 떠들썩하게 선전됐지만, 자유주의자들이 힘을 키우고 있던 문학계에서 점차 고립되었다.
키플링의 격언 한 마디. "가장 어리석은 여자라도 영리한 사내를 다스릴 수 있지만, 어리석은 사내를 다스리려면 아주 영리한 여자라야 한다."
고 종 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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