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환(吳章煥·1918∼1951·사진) 시인의 장시 '황무지'가 발굴됐다. 독서교양지 '책과 인생'(범우사 발행) 2003년 1월호는 1930년대 식민지의 암울한 상황을 담은 이 시의 육필 원고를 공개했다. 윤형두 범우사 사장이 10여년 전 고서적상에게서 구입한 원고로, 친필 확인을 거쳐 게재했다.'모든 生物(생물)은 荒蕪地(황무지)에서 出發(출발)하엿고/ 荒蕪地(황무지)에로 還元(환원)하엿다'로 시작하는 시는 '荒蕪地에는 거츠른 풀잎이 함부로 엉크러젓다/…/한 때는 썩은 果일을 찾는 개아미떼와 같이- 村民(촌민)과 노나리?군이 북적어렷다'로 이어지는 6장 550행의 장시.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등단 전후 습작기에 쓴 것으로 보인다"면서 "'황무지'는 제목부터 불순해 당시 일제의 검열조차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미발표 원고"라고 설명했다. 오장환은 '시인부락' 동인으로 시집 '성백' '헌사' 등을 남겼고 1946년 월북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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