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현대증권은 25일 한국 증시 시가총액 54%를 차지하는 12개 주요 기업의 지난 13년간 재무제표를 기초로 경영효율성을 점검한 결과, 안정성·수익성·성장성 면에서 10년 전보다 2∼4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핵심 사업 역량 집중으로 2000년대 들어서는 한해 100원 어치를 팔면 10.36원의 이익을 남겼고, 매년 18%씩 매출 증가로 외형이 성장했다. 12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81.96%로 1990년대 10년간의 평균 부채비율 165.07%에 비해 2배가량 줄었다.
이들 기업은 경기 사이클이 갑작스럽게 둔화하거나 대외 요인으로 시장에 신용위험이 증가할 경우 경영 위험도를 나타내는 안정성 지표에서 두드러지게 개선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과거 10년(90∼99년)간 평균 19.69%였으나 최근 3년간(2000∼2002년) 7.38%로 절반이상 줄였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10년 전 2.92배에서 최근 5.84배로 높아졌다.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의 개선 정도를 평가하는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과거 10년간 평균 4.53%에서 최근 3년간 10.36%로 높아졌다. 현대증권 한동욱 연구원은 "순이익률이 2배나 상승한 것은 구조조정을 통한 원가절감·제품경쟁력 향상 등으로 생산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총 자산 대비 순이익률도 90년대 2.89%에서 2000년대 7.74%로 상승했다. 이는 자산 효율성이 향상된 것으로 설비가동률이 좋아지고 유휴설비가 감소하는 등 경영 효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자기자본 순이익률도 90년대 10년간 7.32%에서 최근 3년간 14.09%로 향상돼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 분배 몫이 그만큼 커졌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이나 영업이익 증가율 등은 여전히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지만 최근 3년간 내수경기 호조로 외형증가는 두드러졌다. 90년대에는 대표 기업의 매출액이 연평균 14.12%씩 늘어났지만 2000년대 들어 매출 증가폭이 커져 한해 평균 18.71%씩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90년대에는 한해 16.80%씩 늘어났지만 2000년대에는 31.19%씩 껑충 뛰었다.
현대증권 한 연구원은 "기업이 이익을 내는 능력이 경기흐름에 종속되지 않고 외부 환경이 어려워도 지속적인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며 "3년째 접어든 한국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 향상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한국 증시와 기업의 질적 변화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