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곧 시작된다. 종일 컴퓨터와 TV 앞에서 보내기 십상인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 순례를 떠나보면 어떨까. 마침 해 바뀜을 앞두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옛 사람들의 삶과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특별전시회가 다양하게 열려 박물관 나들이를 하기에 좋을 때다.국립민속박물관은 계미(癸未)년, 양의 해인 2003년을 앞두고 25일 '평화와 희망의 지킴이, 양' 특별전을 개막했다. 양은 농경 민족인 우리네 일상 생활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다.
그러나 석전제(釋奠祭)에 양이 제물로 쓰였고 생활 용품이나 고분의 부장품에도 벽사(邪)와 길상(吉祥)의 상징으로 양 문양이 적잖이 이용됐다. '양띠 해에는 며느리가 딸을 낳아도 구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옛 풍습과 이야기 등 나타난 양의 의미를 비롯해 양의 생태, 세계 여러 문화권별로 각기 다른 양의 위상 등을 유물과 사진, 만화로 꾸며 보여준다. 찰흙으로 양 빚기, 양 문양 십자수 놓기 등 초등학생을 위한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26일 열리는 강연회에서는 손용석 고려대 응용동물학과 교수와 천진기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대관령 고산목장 목동 안승준씨 등이 강사로 나와 양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연회 후 양 요리 시식회가 이어진다. 전시는 내년 2월24일까지. (02)720―3138
서울역사박물관은 고려대 박물관과 공동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의 세계관, 우주관 등을 살펴보는 특별기획전 '서울, 하늘·땅·사람'을 28일 개막, 내년 2월16일까지 연다. 하늘 땅 사람은 동양에서 우주의 근본으로 생각한 세가지 요소다. 혼천의 해시계 등 천문 도구와 관측된 하늘의 모습을 담은 천문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비롯해 조선 땅과 세계의 지리를 담은 각종 고지도 등 100여점의 전시 유물을 통해 서양에 뒤지지 않은 당대 천문·지리의 수준을 엿볼 수 있다. 궁궐의 배치를 기록한 각종 궁궐도와 궁중 생활 및 사대문 안팎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그림도 전시된다. (02)724―0150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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