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대학에서 분위기도 전환하고 학점도 인정받으니까 일석이조예요."서울대 김모(20·인류학과2)씨는 겨울방학동안 고향인 경남 진주의 경상대에서 일본어와 영어 5학점을 수강하기로 했다. 김씨는 "서울에 남아 쓸데없이 하숙비를 들일 필요도 없어서 지방출신 친구들에겐 지방대 계절학기 수강이 인기"라고 전했다. 한양대 정우진(鄭宇晉·24·경영학과2)씨는 내년 1월2일부터 미국 이스턴워싱턴대에서 6주간 어학연수를 받으며 학점을 따놓을 예정. 출국에 앞서 어학연수 학점인정을 신청한 정씨는 "500만원이나 투자해 영어를 배우는 데 수업의 연장으로 보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짧은 고생 학기중 여유'
겨울방학을 맞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학점교류를 이용한 학점 이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단기연수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방학 동안의 짧은 고생으로 학기 중의 여유를 보장받으려는 '실속파' 대학생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 재학생 300여명은 이번 겨울방학동안 학점교류를 맺은 한국외대 및 지방국립대 등에서의 계절학기 수강을 신청했다. 한국외대도 47명이 동국대와 부산외대에서, 한양대는 33명이 서울시립대에서 겨울학기 강의를 듣는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겨울학기를 개설하지 않아 졸업학점을 채우지 못한 학생들이 일부러 지방에 내려가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해외 학점 이수도 봇물
해외로 학점을 이수하러 가는 대학생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겨울방학을 맞아 해외로 연수를 가는 학생 150명에게 '해외연수' 3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 줄 계획. 건국대도 학생 69명이 어학연수를 떠났고, 한양대는 학생 10여명에게 3학점을 인정하는 미국, 캐나다 어학연수를 지원까지 했다.
하지만 대학간 학점교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학점 이수를 인정할 정도로 수업이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파악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구멍난 학점을 메우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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