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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82)복싱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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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82)복싱데이

입력
200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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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비롯해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일부 영연방 국가에서 크리스마스 이튿날인 12월26일은 복싱데이(Boxing Day)로 불린다. 이 날 커다란 권투 행사가 있다거나, 사람들이 주먹 다짐을 해서가 아니다. 복싱데이의 '복스'는 '상자(를 채우다)'를 뜻하는 '복스'(box), 다시 말해 한국인들이 미국식으로 흔히 '박스'라고 말하는 그 '복스'다. 이들 나라에서는 이 날 피고용인이나 집배원이나 환경미화원 등 한 해 동안 신세 진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는 관습이 있다. 그 선물을 상자에 담아 건네는 것이 관례여서 복싱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복싱데이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복싱데이가 시작된 나라가 영국이라는 것, 그리고 늦어도 19세기 중엽에는 이 관습이 영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렸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복싱데이의 기원을 중세까지 올려 잡는다. 중세에는 영주들이 농노나 하인들에게 이 날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상자를 준비하는 것이 선물을 받는 사람 쪽이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하인들이 크리스마스 이튿날 빈 상자를 가져가면, 주인이 그 상자를 선물이나 돈으로 채워줬다는 것이다. 복싱데이를 기념하는 관습이 교회의 사제들에게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크리스마스날 신도들이 채운 자선품 상자를 그 이튿날 열어 그 속에 든 물건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데서 이 관습이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12월26일은 기독교 국가에서 성(聖)스테파노 축일이기도 하다. 이교도들의 돌에 맞아 죽었다는 성 스테파노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그는 최초의 기독교 순교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성 스테파노는 말(馬)의 수호신이기도 해서, 영국인들은 복싱데이에 경마 대회를 연다.

고 종 석/편집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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