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 영어공부와 지도자 연수를 병행할 수 있는 곳에 가고 싶다." 은퇴를 앞둔 스타플레이어로부터 흔히 듣는 말이다. 선수생활을 화려하고 길게 한 덕분에 보통선수보다 수십 배나 돈을 더 번 선수들도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는 단서는 붙이지만 코치나 감독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를 앞둔 프로선수라면 자신이 몸담았던 종목과 관련된 2차 직업을 원하게 된다.이는 스타뿐만 아니라 보통선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눈만 뜨면 운동을 해왔던 그들에게 코치라는 직업은 어떻게 보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일 수 있다. 은퇴선수의 심리상태를 연구한 어느 학자의 말대로 "자신들이 몸 담았던 종목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 곳을 떠나기 싫어서"일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코치직을 염두에 둔 선수는 그 직업이 결코 만만한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준비를 해야 한다. 코치직이 오랜 선수경험으로 체득한 기술만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을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여러 자질이 필요하지만 코치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기술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이다.
본인이 새로운 기술이나 정보를 아무리 많이 갖고 있더라도 이를 선수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모자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왜 이렇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논리가 서고, 이를 설명할 어휘 구사능력, 또 이를 받아들이게 하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전달력 다음으로 관찰력이 뛰어나야 한다. 개개인의 장단점 뿐만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나름대로 냉정하게 판단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승부가 돈으로 이어지는 프로팀에서는 모든 선수에게 동일한 교습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코치가 갖추어야 할 또 한 가지 필수자질은 창의력이다. 타고난 소질이나 체력, 성격이 제 각각인 선수에게 적합한 독창적인 연습방식을 제시해줄 능력을 말한다.
이외에도 책임감, 상식, 리더십 등이 요구되지만 적어도 프로구단은 이런 여러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코치를 채용하게 되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벤치의 설움을 모르는 스타플레이어나 다른 선수의 도움으로 매스컴의 주목을 독점해왔던 선수라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구단에서 코치를 평가하는 항목중 설득력 문항 한가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논리와 신념으로 상대를 설득하며 반론을 누르는 힘이 있다(5점). 체계적이지는 못하지만 신념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편이다(3점). 힘이나 경륜으로 누르지 못하면 설득을 포기하고 배타적이 된다(0점)."
/정희윤·(주)케이보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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