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남긴 경제 분야 해결 과제의 핵심 키워드는 '부실처리지연과 확대' 및 '경쟁력 약화'로 꼽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2002년이 남긴 한국경제의 10대 숙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는 6%대의 성장을 이루고 국가신용 A등급을 회복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기업 경쟁력이 답보 상태에 머무는 등 미해결 과제가 상존해 있다"며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10대 과제를 제시했다.▶부실처리 지연
하이닉스와현대투신, GM 인수에서 제외된 대우버스와 대우상용차 처리 문제가 남아있다.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더디고,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에 못미치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 부실처리 지연은 경기회복, 금융시스템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 경제에 부담을 준다.
가계버블 형성 2001년 하반기 이후 가계소비가 늘어나고 가계대출과 카드론이 급증, 9월말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국내총생산(GDP)의 75% 수준인 424조원에 달한다. 가계부채 증가를 방치할 경우 내년에는 500조원을 돌파, 신용불량자 양산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외화내빈 기업경영
국내기업 실적은 저금리, 환율하락 등 외부 여건에 기인한 것이다. 기업간 실적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수익중심 경영 확산으로 투자는 미루고 자금은 단기운용에 치중하는 단기·축소지향적 경영기조가 팽배해 있다. 사업구조 고도화,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 등을 외면하면 기업실적은 외부요인에 의해 즉시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국산품은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제품과 기술력이 앞선 선진국 제품에 밀리고 있다. 올해 수출은 2000년(1,720억 달러) 수준에도 못미치는 1,630억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 채산성 개선책이 미흡하다. 수출상품의 다양화 및 고부가화,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
▶새 성장동력 창출 미흡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정보기술(IT) 산업은 투자 감소, 보급 포화 등 때문에 성장속도가 느려질 전망이다. 그러나 IT산업에 이어 21세기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신 수종사업 등 '포스트 IT'가 불분명하다.
▶벤처 침체 장기화
벤처의 수출비중과 고용시장에서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지만 실적 부진과 자금조달난이 지속되고 있다. 벤처의 부진은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지식기반 국가경쟁력 제고도 어렵게 한다.
▶기타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따른 효과를 경제적 성과로 이어가는 '포스트 월드컵' 노력이 미흡했다.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긴 했으나 전략적 통상정책의 부재를 노출했다. 정부 차원의 남북 경협은 활발했으나 민간 분야는 답보 상태를 보였고, 집권 말기 리더십 약화로 주5일제, 햇볕 정책 등을 둘러싼 사회갈등이 증폭됐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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