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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남편몰래 집 넘겨줬는데 막내딸 주식실패로 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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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남편몰래 집 넘겨줬는데 막내딸 주식실패로 빚더미

입력
2002.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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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편과 함께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69세 여자입니다. 최근 애 하나를 키우면서 사는 과부 막내딸의 이웃으로부터 "딸이 증권투자에 크게 실패해 빚쟁이에게 시달리고 바짝 말라 가족과 세상을 원망하는 소리를 혼자 허공에 질러대니 와 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딸은 아무 일 없다고 시치미를 뗍니다. 이 딸은 어려서부터 거짓말을 잘 해 다른 형제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은퇴 후 살 집을 마련해 놓았는데 이 딸이 "불쌍한 제 자식을 위해 그 집을 물려달라"고 졸라 재작년에 남편과 의논도 않고 일단 명의이전을 해 주었습니다. 이제 그 집마저 딸의 빚으로 넘어가면 큰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서울 마포 박씨)

답>각기 길고 짧은 열 손가락이지만 다치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모든 자식이 골고루 잘 되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그 중 불쌍한 자식에게 다른 가족들 몰래 집 한 채를 주시고 전전긍긍하시는 댁의 모습이 선합니다.

막내따님은 성격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욕심 많고, 충동적이고, 비양심적이고, 지능이 평균 이상이어서 남을 조정할 줄도 아는 것 같습니다. 옆집 사람이 거짓말을 한 것 같지는 않군요. 따님이 소리를 지르는 것은 그렇게나마 스트레스를 풀 수밖에 없는데다가 이웃을 통해 그런 사정이 부모 귀에 들어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부모나 시댁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아뢰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보다는 다급해진 노모가 먼저 뛰어와 사태를 수습해주기를 원해 그러는 것이지요. 남의 손으로 자기 코 풀듯이 따님은 어머님을 조정할 줄 아는군요.

댁이 나서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사태가 급하니, 우선 큰 아들을 집으로 불러 남편 앞에서 그간의 사정을 알린 뒤에 이 두 남자에게 해결을 일임하십시오. 면박을 당하실 각오도 하십시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이 댁의 입장을 다소간 이해 할 것 입니다. 두 사람은 막내딸을 만나 사정을 알아본 뒤에 함께 해결방법을 강구하겠지요.

충동적이고 몰래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댁과 막내딸이 비슷합니다. 댁이 불끈해서 남편과 다른 자식들 몰래 가옥 명의이전을 하신 것을 두고 하는 말씀입니다. 앞으로 댁 자신도 스스로 조심하시고, 따님에게는 사태해결이 끝난 뒤 기회를 보아 성격상담을 받아보도록 권해 보시지요.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명예교수 dycho@dyc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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