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구입과 소비지출 등을 위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3·4분기 개인부문(가계 및 개인사업자)의 자금차입액과 자금부족액이 각각 27조원과 5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월말 현재 개인부문의 금융부채 잔액은 총 435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개인부문이 금융기관 등에서 조달한 차입금은 전분기(25조5,000억원)에 비해 늘어난 2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반면 예금이나 주식투자 등 금융부문 자금운용은 21조8,000억원으로 전분기(24조1,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이에 따라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차입액을 뺀 가계부문의 자금부족액은 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1조4,000억원)에 비해 크게 확대돼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줬다.
개인부문은 통상 저축이 투자보다 많아 자금잉여 주체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들어 부동산투자가 급증하면서 2,3분기 연속 자금부족 현상을 빚었다.
가계부문의 자금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9월말 현재 개인부문의 전체 금융부채규모는 43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6.2%,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2% 증가했다. 개인의 금융자산 규모는 부채의 2.14배에 그쳐 2.51배에 달했던 1년 전보다 악화했다.
기업부문은 설비투자 자금수요가 크지않아 자금조달이 1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고 자금운용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늘었다. 이에 따라 기업부문 자금부족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줄었다.
조성종(趙成種)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개인부문의 자금부족 현상은 1985년 2분기 이후 올해 처음 나타났다"며 "85년엔 급격한 소득감소로 자금부족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린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