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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타임머신 / "빛·중력 이용해 시간여행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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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타임머신 / "빛·중력 이용해 시간여행 할수있다"

입력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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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데이비스 지음·강주상 옮김 한승· 8,000원시간여행은 아주 쉽다. 우선 타임머신에 가볍게 올라탄 후 몇 개의 조종버튼을 누르고 편안히 기다린다. 타임머신이 멈춘 후 주인공은 문을 열고 다른 시대의 다른 공간을 본다.

타임머신은 1895년 영국의 소설가 H.G. 웰스가 발표한 '타임머신'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 후 널리 알려졌다.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만 해도 '백 투더 퓨처' '터미네이터' '타임머신' '스타트랙' '오스틴 파워' '혹성탈출' 등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시간여행이 인기있는 소재가 된 이유는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처'처럼 과거의 위인들을 만나보고 싶다거나 혹은 며칠 전 망친 시험을 돌려놓고 싶어도 그것은 꿈일 뿐이다. 그런데 꿈이 아니라면?

세계적인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전 뉴캐슬대 이론물리학과 교수)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의 저서 '타임머신'은 천체물리학으로 풀어낸 시간여행이야기다. 타임머신의 핵심은 빛과 중력이다. 이 두 가지만 활용하면 시간여행은 가능하다는 것이 책의 요점이다.

미래로 여행을 떠나는 방법은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을 활용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것은 아니다. 높은 빌딩에 있으면 아주 미세하지만 지상에 있을 때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중력이 높을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르기 때문이다. 빛에 근접한 초고속 이동도 시간을 느리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광속로켓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나이를 먹지 않고 미래인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는 좀 더 문제가 복잡하다. 빛의 속도보다 빠르지 못하면 미래만 가능한 일방통행 타임머신이다. 해결책은 블랙홀의 거대한 중력. 블랙홀 중간의 '웜홀'이라는 중간공간의 가능성은 80년대 말 현대물리학에서 이미 찾아냈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다고 블랙홀이 중력이라면 반대중력의 화이트홀을 통해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모든 물질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나는 윔홀을 통과하고 싶다면, 슈퍼맨이 죽은 애인을 살리기 위해 지구자전을 거꾸로 돌렸듯 빛보다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타임머신을 만들려면 인위적으로 웜홀을 만들면 된다. 단, 영화처럼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는 방식은 폴 데이비스도 별 뽀족한 수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아무튼 기술적인 모든 문제점을 극복해도 논리적인 모순은 존재한다. '터미네이터'에서 저항군 지도자의 어머니를 구하러 온 미래인이 지도자의 아버지라면? '백 투더 퓨처' 에서 악당이 과거를 망치면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정적으로 우리는 미래에서 온 여행객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자연은 시간여행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연대기 보전' 가설을 말하기도 했다.

저자도 이러한 시간여행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설명하지만 대안은 아직 모른다. 그렇지만 시간여행을 소재로 물리학의 이론을 쉽고 흥미있게 풀어내는 저자의 재능은 놀랍다. 2001년작.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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