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정계은퇴 선언을 하며 3차례나 눈물을 흘리는 등 만감을 드러냈다.이 후보는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동지 여러분을 생각하면 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지난 5년간 숱한 고생을 같이 해오면서…"라는 대목에 이르러 참고 있던 눈물을 내비치며 20초 가량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원고를 읽어 나갔으나 곧 다시 눈물이 볼에 타고 흘렀다. 지켜보던 서청원(徐淸源) 대표 등 당직자 100여명도 손수건을 꺼내 드는 등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새 나왔다.
그는 이어 "이제부터 동지 여러분은 뭉쳐서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희망의 새 길을 찾아내 주기 바란다"며 "환골탈태해 국민의 마음에 가까이 가는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어 달라"고 당원들에게 당부하면서 또 한번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진정 건전하고 합리적인 개혁의 길을 간다면 언젠가 국민은 여러분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당직자들은 기자회견 후 당사 7층 후보실로 올라 간 이 후보를 찾아가 "은퇴를 철회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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