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5년내 지식인 운동사 冊 펴낼것" / 서울대 김진균교수 고별강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5년내 지식인 운동사 冊 펴낼것" / 서울대 김진균교수 고별강연

입력
2002.12.20 00:00
0 0

"재수 끝에 1957년 서울대 교문에 들어선 후 무려 45년 동안 학교를 지켰습니다. 떠난다는 서운함 보다는 원 없이 공부할 수 있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제16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고 있던 19일 오후 6시께 진보 사회학계의 거두 서울대 김진균(金晋均·65·사회학과) 교수는 모교에서 조촐한 퇴임 행사를 가졌다. 대학원생과 제자 30여명을 대상으로 '사회변동론' 종강으로 퇴임식을 대신한 교수는 학문 1세대로서의 어려움과 후학들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인 37년에 태어나 60년 4·19 혁명 당시 대학 졸업반이었던 김 교수는 68년 서울대 상대에서 전임강사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솔직히 테니스와 술을 즐기면서 학문에 매진하려고 했었다"는 김 교수는 "선후배와 동료, 제자들이 각종 시국 사건으로 구속되는 정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현실 참여의 계기를 회고했다.

75년 사회학과로 옮겼으며, 84년 진보적 학자들로 '산업사회연구회'(현 한국산업사회학회) 설립을 주도, 비판적 사회과학의 물꼬를 텄으며 현재까지 민주노총 지도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 4년 동안 해직됐던 김 교수는 "재야 시절 계급과 민중이라는 개념에 주목했으며, 그 개념들을 최초로 사회학에 도입하기 시도했다"며 "평생 이 두 개념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초 연구실의 책을 옮겨 학교를 떠날 예정인 김 교수는 "개인 홈페이지를 다시 구축해 보유하고 있던 강의자료와 연구성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후학들과 연계할 계획"이라며 "80년대 진보진영 인사들을 만났던 경험을 살려 5년 안에 꼭 지식인 운동사에 대한 책을 펴내고 싶다"고 말했다. 퇴임교수를 향해 학창시절 에피소드와 날카로운 질문을 동시에 던진 제자들을 향해 김 교수는 "우리 사회가 겪었던 산업화 시절의 부작용을 통일 후 북한까지 연계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한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다른 분야와 횡단하는 진정한 대가(大家)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강의를 매듭지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