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16대 대선에서 목표에는 못미쳤지만 의미있는 득표를 했다. 15대 대선에서 30만표(1.2%)를 얻는 데 그친 그는 이번 대선에서 95만표 3.9%를 득표했다.당초 목표한 5∼6%대의 득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양강 구도의 틈새에서 진보정당의 교두보를 다졌고, TV토론 등을 통해 진보정당의 급진적 이미지를 상당 부분 씻어낸 것은 우리 정치 토양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사건이다.
더욱이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돌연한 노―정 공조 파기 선언으로 위기를 느낀 '반창(反昌)' 표심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쪽으로 쏠리고 막판의 사표 방지 심리도 컸을 것이어서 그의 심리적 득표는 훨씬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권 후보는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는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민노당이 진정한 정치혁명을 이뤄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감동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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