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스먼트(endorsement)란 특정선수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홍보요원이나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스타급 선수에게 주어지는 기회로 요즘 TV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박찬호, 월드컵 대표팀 멤버와 골프선수 김미현이 이런 과외수입을 챙기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봉주 박세리 선동열이 광고에 등장했던 것으로 보아 극소수의 초특급선수에 한해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선수를 광고모델이나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기업이 표적으로 하는 소비자 계층에 접근하는데 그 선수의 이미지를 빌리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폰서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특정선수가 연상시켜줄 수 있다면 이상적인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선수가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는 건강, 스피드, 신뢰감, 순수함, 인내력 등이 있고 종목에 따라서는 공격성, 위험, 부드러움 등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 선수가 구사하는 플레이에 따라 창의력, 해결사 등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인도스먼트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거의 100% 외국에서 활약하거나 국제대회 우승경험이 있는 선수임을 알 수 있다. 국내 프로리그에도 국보급 선수들이 더러 있지만 그들에게는 이런 과외수입의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사실 야구에서만 보더라도 메이저리그에도 없는 삼성 김응용 감독의 챔피언시리즈 10번 제패, 일본야구 홈런기록에 버금가는 이승엽의 홈런수,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SK최태원의 연속경기 출장기록 등이 그렇다. 이런 기록들은 경우에 따라서 특정기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딱 맞아떨어질 수도 있지만 광고주들이 이미지 차용을 기피하는 이유가 바로 지역연고다. 특정구단에 소속된 인물을 제품광고 캠페인에 등장시키면 나머지 지역 팬들은 그 제품을 기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감정까지 편승하면 안 한 것 보다 못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광고홍수에다 한 모델의 중복등장으로 메시지가 뭔지 혼란스러운 요즘 스포츠스타는 시청자의 눈길을 잡는 유력한 수단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광고메시지와 일치할만한 세계적인 스타들이 국내 스포츠계에 즐비한데 이들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 약간 아쉽다. 정확성을 연상시키는 양궁이나 격렬함과 현란한 기술의 태권도의 세계 1인자는 전부 국내에 있다. 이들의 이미지와 딱 부합되는 광고가 충분히 있을 법하고 만약 만들어진다면 한 모델이 겹치기 출연한 광고보다는 주목을 더 받지 않을까 싶다.
/정희윤·(주)케이보스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