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의 차입금이 외환위기 이후 88조원 감소했고, 기업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1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의 부채상환능력 변화요인 분석'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제조업체의 차입금은 188조1,000억원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말(276조원)에 비해 31.8%(87조9,000억원) 줄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차입금 비중도 같은 기간 210.7%에서 절반수준인 113.4%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기업의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은 97년말 129.1%에서 257%로 100% 상승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넘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고도 남는다는 뜻이다.
비제조업과 공기업 등을 포함한 전체 기업부문의 차입금(금융부채) 잔액은 6월말 현재 636조1,000억원으로 97년말(636조7,000억원)과 별 차이가 없었다.
제조업 총부채 중 외상매출 등을 제외한 차입금 비중은 57.4%로 97년(67.9%)보다 하락했으며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47.8%로 외환위기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금융비용 비율은 3.0%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던 98년(9.0%)의 3분의1 정도로 떨어졌지만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미국(2.3%)이나 일본(0.7%)에 비해서는 아직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97년말 396.3%에서 135.5%로 크게 낮아졌으나 부채감소에 의한 기여율은 25.1%에 불과한 반면 자기자본 증가에 의한 기여는 74.9%였다. 이는 기업들이 빚을 갚아 부채비율을 낮췄다기보다 자기자본을 늘려 부채비율을 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개선된 것은 금리하락 및 차입금 감소가 주요인"이라며 "앞으로는 큰 폭의 금리 하락 및 차입금 감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수익성 향상을 통해 부채상환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우리 기업의 재무건전성이나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개선된 점을 감안할 때 국가신용등급도 조만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S& P,피치) 또는 A1(무디스)으로 2∼3등급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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