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대한항공의 인천-타이베이 직항로 운항을 허가한 것은 두 나라 관계 개선의 청신호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단교 10년 만에 처음인 국적기의 정기성 항공편이기 때문이다. 대만 항공기 전세편의 국내취항을 허가한 우리 정부 조치에 대한 대만측 화답이라는 측면에서도 반가운 일이다.한중 수교로 인한 한-대만 국교단절 이래 두 나라는 항공노선을 다시 이으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불편하게 헤어진 앙금 때문에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가 한일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대만 항공사의 전세기 취항을 허가했고, 근래 양양공항 전세기 취항을 허가한 것이 계기가 되어 17일 대만측의 대한항공 타이베이 취항허가가 났다.
대만측은 한중수교 이후 우리가 대만과 단교한 것은 이해한다는 자세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중국만을 의식한 나머지, 대만을 홀대한다는 섭섭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국의 두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인연 등을 내세워 친 한국적인 제스처를 취하던 천 수이볜 총통의 독설에 대만의 국민감정이 그대로 배어 있다. 총통이 공식석상에서 "한국은 중국에 아첨을 떤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우리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다. 우리가 너무 실리만 좇은 것이 아닌지 뒤돌아볼 대목이다.
민간교류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두 나라는 돈독했던 우의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두 나라의 교역량은 연간 100억달러가 넘고, 단교 직전 직항로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이번 전세기 취항이 정기노선 재취항과 두 나라 관계개선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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