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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선 / 선거전 결산

입력
200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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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대통령 선거전이 18일 밤 12시 마무리됐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양강 대결 구도로 치러져 그만큼 선거전이 치열했다. 이번 대선의 정치적 의미는 양당이 내건 캐치프레이즈에서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이 후보는 '부패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걸었고, 노 후보는 이에 맞서 '낡은 정치 청산'을 들고 나왔다.한나라당은 "선거는 국민이 정권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라는 논리, 민주당은 "이제는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할 때"라는 주장을 내세워 표심에 파고 들었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을, 민주당은 이전의 정치 전반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과거 청산이란 측면에서는 양당의 선거 구호가 같은 맥락인 것으로 이해된다.

양당의 선거 운동은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달랐다. 대규모 군중 집회가 사라진 대신 TV토론 등 미디어선거가 정착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선거운동도 활발했다. 이런 변화는 무차별 금품 살포나 국가기관의 음성적 선거 개입 등 전통적 선거 혼탁을 줄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천억원의 자금을 뿌리고 동원한 청중을 이용해 바람몰이식 세 과시 경쟁을 벌인 과거보다는 한 걸음 발전한 모습이다. 중앙선관위도 불법 탈법 선거운동이 모두 856건으로 15대 대선의 4배로 늘었지만 시설물 설치 및 연설회, 인쇄물 등과 관련한 위법이 절반 가까이 되는 등 질적으로는 전보다 훨씬 깨끗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역대 선거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거 전략으로 여겨져 온 네거티브 공세도 이번 대선에서는 많이 잦아들었다. 양당은 선거 초반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했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자 급히 전략을 수정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고개를 내밀었지만 이 또한 과거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세대 대결'과 '보혁 대결' 양상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두 후보의 성향과 이념이 판이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 20·30대는 노 후보쪽으로, 50·60대는 이 후보쪽으로 뚜렷이 기우는 현상을 보였다.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급진적 성향을 부각한 것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보수―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그만큼 폭넓어진 때문이기도 하다. 선거 전문가들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혁 대결 양상이 전면에 드러난 선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 대선에서 종종 터져 나왔던 대형 쟁점은 없었다. 선거전이 중반에 들어서면서 불거진 행정수도 이전 논란, 북한 핵 문제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돌풍이라고 할 만한 세기는 아니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의 경우 정책 공방이라기보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표심을 겨냥한 공방전의 성격이 더 짙었다. 두 후보의 대북 정책이 극명하게 대비된 가운데 북한 핵 문제가 돌출, 후폭풍 여부가 주목됐으나 과거와 같은 위력은 아니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또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에 따른 반미 분위기가 꾸준하게 이어졌지만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양강 틈바구니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진보정당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권 후보는 TV토론 등을 통해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선입견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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