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수출이 국내 경기의 급락을 막을 버팀목 역할을 하지만, 가계부실은 이자상환 부담등으로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또 은행 대형화 및 중소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등 금융산업 재편이 예상되고 매출 둔화 및 금리 상승으로 기업 실적은 다소 악화할 것으로 예측됐다.LG경제연구원은 18일 '2003년 경제이슈 진단' 보고서에서 내년에 주관심사가 될 10대 이슈를 국내외별로 5개씩 선정, 쟁점별 전망을 발표했다.
■내수위축 확산
경기는 내수 위축으로 침체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 가계부채 증가 억제책이 계속되고, 건설 경기도 활기를 띠기 힘들다. 기업 설비투자의 증가도 어렵다. 수출이 내수 위축을 어느 정도 상쇄하느냐에 따라 경기 하락폭이 좌우될 것이다. IT, 자동차, 가전 분야의 활약으로 수출이 10% 내외의 증가율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투자 등 내수 부문이 2·4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경우 하반기에는 국내 경기의 회복 추세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대출연체율 상승우려
내년에는 가계대출 여건이 악화할 전망이다. 가계대출 대손충당금 상향 조정과 연체율 상승 등으로 가계대출금리의 상승세가 계속돼 가계부실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금융자산 수익률이 높아지지 않는 한 가계의 부채상환능력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득수준 하위 20% 이내 저소득층 가계의 부실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산업 구조변화 가속
신한·제일은행의 조흥은행 인수전 등 은행 대형화가 계속된다. 8월부터 도입되는 '방카슈랑스'로대형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은행·보험 고객간 이해 상충이 우려된다. 증권업계가 투자은행 업무에 치중하면서 중소 증권사 중심의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자본시장이 은행대출보다 직접금융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금융산업은 증권발행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기업수익성 소폭 악화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둔화와 금리 상승 등으로 기업 수익성은 다소 악화할 것이다. 그러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비용절감 노력이 계속돼 기업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 인해 하반기보다 상반기의 기업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경제 개방 전망
신의주특별행정구 지정, 금강산 관광지구, 개성공업지구 등의 예에서 보듯 북한 개방이 빨리 진행되고 있다. 개방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핵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핵위기 상황이 종료되면 경제개방이 급속히 진행될 수 있으나 결실을 맺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외 5대 이슈
미국발 글로벌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경제는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반면 일본은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주기적인 불황과 장기 구조적인 불황이 겹치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라크전이 발발한다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다.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도 높지 않다. 올해 최악의 해를 보낸 세계 IT 경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자유무역지대(FTA)가 가시화하는 등 무역자유화가 활발히 추진될 전망이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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