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인 발명가들이 러시아내 고려인들을 위한 발명학교를 설립, 재외 동포 지원에 나선다.최근 모스크바의 러시아 국립기술혁신산업대(총장 알렉산더 A. 카린)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김봉택(55) 샬롬엔지니어링 회장, 박성용(53) 동양라이트 사장, 진형조(51) J.T전자 회장 등 3명의 발명가는 모스크바에 '한러발명학교'를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달 말 이들이 한국학교 설립을 생각한 것은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고려인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진형조 회장은 "이들에게 한국어는 물론, 발명 아이디어와 기술까지 함께 교육시키면 고급인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용 사장은 "우선 학위수여로 교분을 맺은 러시아 국립기술혁신산업대 측과 협의해 대학 시설 일부를 빌려 강의실을 마련하고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 내년 봄께는 개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재나 정전 등 비상시 건물내 전등이 자동으로 켜지는 비상라이트 관련 특허를 150여개 갖고 있으며 특허청 명예교수로 활동중인 박성용 사장은 '각국의 발명환경과 경제 수준 비교'에 관한 연구로, 전직원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회사를 이끌며 미아보호용 알람장치와 도난분실방지용 가방을 발명한 진형조 회장은 '한국의 보안장비 현황 분석'으로 각각 학위를 받았다. 또 국내 철도의 유지보수, 신호, 위치추적등 열차제어시스템 관련 특허를 120여개 보유하고 철도경영연수원 강사로도 일하고 있는 김봉택 회장은 '러시아 횡단철도를 위한 시뮬레이션' 연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봉택 회장은 "발명학교에서 교육받게 될 고려인들 중 우수한 인재들을 국내로 초청, 발명가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취업시킬 계획"이라며 "양국간 문화·학술교류 차원을 뛰어 넘어 해외의 한인 후손들에게 잘 살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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