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주는 봉?'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저가주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자주 사고 팔아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오히려 거래 수수료 지출과 추격 매수·매도로 인한 손실만 키우고 있다. 이는 개인들이 수익증권 등 간접상품 투자를 외면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직접 투자에 나서면서 투기적 단기매매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17일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매매 회전율이 12.9(백분율 기준 1,29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전율은 투자자별 거래대금을 보유 종목의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1,000만원을 가진 투자자가 전액을 투자해 주식을 한번 사고 다시 팔면 회전율이 1이 된다. 이 같은 코스닥시장 의 개인 회전율은 개인투자자가 연간 보유한 주식을 13번 가까이 팔고 다시 샀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소시장에서 올해 개인투자자 회전율도 9.0(백분율 900%)으로 2000년 6.8, 2001년 7.6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거래소 상장 종목인 광덕물산의 경우 올 상반기 주식 회전율이 1,009.54(10만954%)를 기록하기도 했고 기라정보통신, 쌍용, 대림수산 등 회전율이 500(5만%)을 넘는 종목도 속출했다.
이에 비해 거래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회전율은 각각 2.4와 0.9에 불과해 외국인은 한해 평균 1번 정도 사고 파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들이 주식을 자주 팔고 사면서 개인투자자의 주식소유 비중은 22%로 외국인(37%)보다 낮은 반면, 전체 주식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매매비중은 73%로 외국인(10%)보다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량기업 주식을 많이 가진 외국인은 주식을 자주 거래하지 않는 반면 개인들은 저가주를 갖고 오히려 자주 매매해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만 늘려주는 꼴이다. 미국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보유 비중은 38.7%로 우리보다 높지만 개인 회전율은 0.75로 한국(지난해 7.6)의 11분의 1에 불과하다. 개인들이 도쿄거래소의 주식 19.6%를 보유한 일본도 개인투자자 회전율이 0.65로 낮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온라인 거래가 확산되고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더 심해지고 있다"며 "증권사와 영업직원들이 약정 증대를 목적으로 투자자들의 빈번한 매매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은 또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성장성이 낮거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종목을 주로 매수하고, 오히려 수익성이 호전된 기업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 종목 중 개별주가 상승률이 코스닥지수 상승률(13.8%)을 초과한 종목수는 3개에 불과한 반면, 성장성과 수익성이 좋은 종목을 주로 사들인 외국인은 지수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사의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평균 영업이익률은 20%인 반면, 개인들이 사들인 종목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에 불과했다. 또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의 순이익률은 14%인 반면 개인이 주로 주식을 산 기업의 순이익률은 2%에 그쳤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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