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여성팬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이윤열(사진)은 올해 만18살의 프로게이머다. 그러나 일단 경기를 시작하면 누구도 얕볼 수 없는 강렬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사실 이윤열은 평소에는 마주보고 있는 사람의 얼굴조차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내성적이지만, 누구에게나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을 갖고 있다.그의 데뷔는 극적이다. 임요환이나 홍진호가 프로게임계를 주름잡았던 2년 전만 해도 그는 게임을 취미삼아 즐기며 열심히 공부하는 평범한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경인방송의 '고수를 이겨라' 코너에서 당시 최강의 프로게이머 중 하나였던 최인규를 꺾으면서 프로게이머가 됐다. 그후 급성장을 거듭, 올해 한국프로게임협회(KPGA) 투어에서 두 번이나 우승하는 등 입문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최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11일에는 홍진호와 함께 KTF 매직엔스 게임단과 연봉 7,000만원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에게 붙은 '토네이도 테란'이라는 별명은 엄청난 물량으로 한꺼번에 몰아치는 플레이 스타일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를 '천재 테란'이라고 부른다. 데뷔하자마자 정상에 오른 실력도 그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것이지만, 그가 대중화시킨 전술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컨대 그가 저그 종족을 상대로 많이 사용하는 '원 배럭 더블 커맨드센터' 전술은 종전부터 종종 사용됐지만 사실상 그가 대중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술은 배럭을 한 개 짓고 빠르게 멀티 기지를 지어 가스 자원을 많이 확보한 후, 두 개의 팩토리를 지어 엄청난 수의 탱크를 생산한 뒤 각종 유닛을 모았다가 몰아치는 기법. 이른바 '한방 러시' 기술이다. 많은 이들은 그가 한번에 몰고 나올 때의 물량은 다른 게이머들의 1.2배는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한번에 몰려가면 저그 플레이어는 사색이 되고 기지는 순식간에 초토화된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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