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7일 경부선 열차로 최대 격전지인 충청권과 서울을 오가며 지지표 다지기와 부동층 표심 낚기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재래시장과 서대전역광장, 천안터미널 등지에서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과 함께 릴레이 유세를 했다. 그는 열차편으로 상경해 대학로에서 젊은층을 상대로 밤늦게까지 지지를 호소했다.이 후보는 서대전역 광장 유세에서 "충청도에서 힘을 보태줘야만 성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힘들지 모른다"며 "열쇠를 쥐고 있는 충청인들이 '이번에 이회창 대통령 한번 해라'고 하면 될 수 있으니 정말 간절히, 간절히 부탁한다"며 읍소하다시피 했다.
이 후보는 충청권 방문에 앞서 서울 영등포 중앙파출소를 방문, 경찰관들을 격려하며 처우 개선과 전·의경의 단계적 정규 경찰관 대체, 여경 채용 확대 등을 약속했다. 그는 또 "일정 범위 안에서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날 서울과 경기 일산, 성남, 구리, 의정부 등 수도권 일대를 훑은 뒤 저녁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거리유세를 했다.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승부처인 수도권과 부산을 오가며 하루에 10군데를 도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특히 일산에서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대표와 세 번째 공동유세를 벌여 막바지 단풍(單風) 극대화 효과를 노렸다.
노 후보는 가는 곳마다 '북핵 문제' '행정수도 이전' '새 정치론' 등 주요 쟁점을 언급하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차별화에 역점을 두었다. 그는 "대북 경제교류를 끊자는 대결 논리를 말하는 이 후보는 북핵 위기를 풀 수 없다"며 "나는 남북 대화로 한반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 오고 이에 바탕 한 수평적이고 돈독한 한미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서면 유세에서는 "다른 지방에서 앞서고 있지만 내 고향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자랑스럽게 이기고 싶다"면서 "나를 대통령 후보로까지 이끌어준 여러분이 책임을 져 달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대전=김성호기자
부산=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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