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투자가가 삼성전자 주식 1,7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가 결제하지 못하는 대형 미수사고가 발생했다.LG투자증권은 17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삼성전자 주식 등을 주로 거래하던 홍콩현지법인의 기관고객 계좌에서 대규모 미수 사고가 발생, 12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LG증권에 따르면 홍콩현지법인 관리계좌인 'OZ CAPITAL' 등이 11∼13일 12개 계좌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1,700억원 어치(47만8,690주)를 매수한 뒤 결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LG증권은 사고계좌가 보유 중인 LG전자, 가야전자 주식 등을 즉시 반대매매했으며, 삼성전자 주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사 상품으로 47만8,690주를 사들였다.
이 주식매매에 따른 미수금 손실은 약 82억원이며, 홍콩현지법인에서 채권담보 등을 통해 미수금 결제용으로 빌려준 42억원도 결제되지 않아 일단 손실로 추정했다. LG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지 변호사를 통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며 "매입한 삼성전자 주식은 시장 여건을 감안해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투자자는 대부분 말레이시아와 홍콩, 아일랜드의 역외펀드"라면서 "현재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국내인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다수의 역외펀드를 조성해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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