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6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전날 자신을 전쟁불사론자로 비난한 데 대해 노 후보를 북한 동조론자로 반박하고 민주당이 이를 재반박하는 등 두 후보측이 선거일을 3일 앞두고 치열한 색깔 공방을 벌였다. ★관련기사 8면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면서 "북한의 음해와 모략을 앵무새처럼 외워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후보다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 개발을 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나 이회창 중 누가 더 전쟁론자이냐"라고 반문한 뒤 "노 후보의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은 안정이냐, 불안이냐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후보가 김정일(金正日) 대변자로 나선 듯하다"면서 "다급해진 노 후보가 흑백논리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서울 여의도 거리 유세에서 "1994년 북·미 핵위기가 계속될 때 당시 김영삼(金泳三) 정부와 그를 도왔던 한나라당은 속수무책이었다"며 "지금 북한 핵 문제가 그때와 비슷한 상황인데 한나라당은 그때와 똑같은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전쟁론자라고 비판한 것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러시아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알렉산드로 만소로프 박사의 진단을 참조한 것으로 조평통 비난성명 전에 나온 것 "이라면서 "이 후보는 매사를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편협한 대북관을 갖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미경(李美卿) 대변인도 "선거 때만 되면 북한변수를 이용해 보려는 행태가 바로 낡은 정치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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