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대선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국내 유명 인터넷포털사이트의 대선관련 특집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진화(金鎭華·27)씨는 요즘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대선사이트를 관리해 온 그는 최근 들어 쇄도하는 원색적인 후보자 비방글들을 삭제하다 지쳐 아예 '운영자는 괴로워!'란 제목의 호소문을 공지란에 띄웠다.
대통령 선거가 눈앞에 다가오자 대선관련 인터넷사이트 운영자들이 한바탕 홍역을 앓고 있다.
8월부터 대선사이트를 운영해 온 e윈컴의 박혜경(朴惠璟·40) 부장은 "정치적 중립이 기본이지만 게시글을 잠시라도 방치할 경우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로 오해를 산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의 네거티브 전략에 질렸다"는 '대선 종합토론장' 관리자 김모(29)씨는 "후보지지 인터넷투표(사이버폴) 결과가 나올 때면 '여론조작'이라는 항의가 잇따라 전화벨만 울려도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불법게시물과 관련, ID확인 요청 등 각 지역 경찰과 선관위의 수사협조 요청도 관리자들의 큰 짐이 되고 있다. "하루 평균 20여건의 수사협조 때문에 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는 한모(31)씨는 "네티즌들이 상식에 기초한 토론을 펼치지 않는 한 온라인 선거문화 정착은 아직은 요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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